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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대로 수익ㆍ비용 산정...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어땠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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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1호기의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는 감사원 판단의 핵심 근거는 전력 판매단가 산정 방식에 있다.
원전의 경제성을 따질 때 가장 중요한 지표는 이용률과 판매단가다. 이용률은 원전의 발전 가능량을 실제 발전량으로 나눈 걸 의미한다. 판매단가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을 통해 생산한 전력 1키로와트(kWh)를 전력시장에 판매하고 받는 값(원/kWh)이다. 이용률과 판매단가 모두 높을수록 경제성도 높아진다. 이번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에서도 이용률과 판매단가 산정이 핵심 쟁점이었다.
감사원에선 일단 이용률 산정엔 큰 문제가 없다고 봤다. 한수원 용역에 따라 월성 1호기 경제성을 평가한 회계법인은 최초 한수원에 평균 이용률을 85%로 제시했지만 2018년 5월4일 산업통상자원부 면담, 한수원 회의를 통해 70%로 변경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1주일 뒤인 그달 11일에는 60%로 낮춰잡았고, 다시 1주일 뒤인 18일엔 낙관(80%)과 중립(60%), 비관(40%) 시나리오를 설정해 분석했다. 이 시나리오는 그대로 최종보고서에 반영됐다. 보고서에선 경제성이 0이 되는 이용률, 즉 손익분기점이 되는 이용률을 54.4%로 산정했다.
친원전 세력 측은 이 과정을 두고 산업부와 한수원이 의도적으로 이용률을 낮춰 경제성을 축소했다고 비판했지만 감사원의 판단은 달랐다. 감사원은 "최근 강화된 규제환경과 이로 인해 전체 원전 이용률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 이용률 시나리오별로 분석결과를 제시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중립적 이용률 60%는 적정한 추정 범위를 벗어나 불합리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문제는 판매단가 산정 방식이었다. 당초 회계법인은 2022년까지 월성 1호기의 판매단가를 전년도 판매단가로 적용했다. 전년인 2017년 기준으로 1kWh당 60.76원이었다. 그런데 2018년5월11일 한수원과 산업부는 회계법인에 기준을 전년도 판매단가에서 '한수원 전망단가'로 변경하도록 했다. 전망단가는 한국전력이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수립할 때 사용하는 한수원의 전기판매수익 예측치를 근거로 하는데, 통상 실제 판매단가보다 낮다. 원전 이용률이 중장기 계획 수립 시 적용하는 예상 이용률을 밑도는 경우가 많아서다. 실제 2017년 한수원 전망단가는 1kWh당 55.08원으로 2017년 판매단가 60.76원보다 9.3%(5.68원) 낮았다. 감사원은 한수원이 이런 사실을 알고도 낮은 전망단가를 기준 삼아 월성 1호기의 전기 판매수익도 덩달아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검증된 단가(전년 판매단가)를 외면하고 불투명하고 주관적인 단가(전망단가)를 사용한 건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아울러 감사원은 한수원은 월성 1호기 즉시 가동중단 시 감소되는 인건비와 수선비 등의 비용이 과다하게 평가됐다는 점도 짚었다. 결국 한수원이 월성 1호기의 가동 시 수익은 줄이고 폐쇄 시 비용 감소는 부풀렸다는 게 감사원 판단이다. 감사원은 "원전의 계속가동에 대한 경제성 평가는 판매단가, 이용률, 인건비, 수선비 등 입력 변수를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많은 차이가 나는데 이와 관련한 명시적인 규정이 없는 실정"이라며 "경제성 평가 결과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높일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시급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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