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아차 ‘니로 EV’도 화재 난 현대차 ‘코나’와 같은 배터리 장착

입력
2020.10.20 04:30
수정
2020.10.22 15:41
16면

5~6월 생산 4,000여대 LG화학 배터리 장착
기아차 "리콜 대상 코나 EV와 생산 시기 달라"
SK이노베이션-LG화학 배터리 성능ㆍ안전성 검증 기회

정의선(오른쪽)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이 기아차 '니로EV'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현대자동차·SK 제공

정의선(오른쪽)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이 기아차 '니로EV'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현대자동차·SK 제공

기아자동차의 전기차 간판 차종인 ‘니로 EV’의 일부 차량에도 최근 잇따라 화재 사고를 일으킨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코나 EV)’와 동일한 LG화학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14번째 화재가 접수된 코나 EV는 7만7,000여대(국내 2만5,000여대ㆍ해외 5만2,000여대)를 대상으로 대규모 리콜에 들어간 상태다. 국토교통부에선 'LG화학의 배터리 셀 제조 공정상 품질불량’을 화재의 발단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찾고 있다.

이에 대해 기아차 측에선 니로 EV에 장착된 LG화학 배터리가 리콜 대상 배터리와 생산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괜찮다는 입장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지난 5월 중순부터 6월까지 약 한 달 반 동안 생산한 니로 EV 4,000여대에 LG화학 배터리를 장착했다. 니로 EV는 당초 SK이노베이션의 ‘NCM811(니켈ㆍ코발트ㆍ망간 비율이 8:1:1)’ 또는 ‘NCM523’ 배터리 셀이 장착됐다. 하지만 당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수급이 부족해지면서 일부 차량에 LG화학 배터리가 들어갔다.

니로 EV에 장착된 LG화학 배터리는 현대차 코나 EV에 장착된 것과 동일한 배터리다. 코나 EV는 LG화학의 NCM622 배터리 셀을 사용한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이 동일한 ‘파우치’ 형태이다 보니, 니로 EV에도 무리 없이 적용됐다.

LG화학 전기차용 배터리. LG화학 제공

LG화학 전기차용 배터리. LG화학 제공

기아차 관계자는 “니로 EV 생산 과정에서 배터리 수급 문제로 LG화학 배터리 셀을 일부 적용한 것은 맞다”며 “다만 생산 시기가 최근 코나 EV 리콜 대상 차종과 겹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니로 EV의 경우엔 아직까지 화재 사고가 신고된 사례는 없다.

하지만 현재 조사 중인 코나 EV 화재 원인이 ‘배터리 문제’로 확정될 경우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코나 EV와 니로 EV에 동일한 배터리가 탑재된 사실이 확인된 이상, 니로 EV의 안전 또한 100% 담보할 순 없기 때문이다. 2018년 7월 출시된 니로 EV는 올 8월까지 국내 1만1,808대, 해외 4만8,191 등을 포함해 총 5만9,999대가 판매됐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이 가운데 7%가량의 니로 EV에 LG화학의 배터리가 내장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자동차 전기차 '니로 EV' 국내외 누적 판매

기아자동차 전기차 '니로 EV' 국내외 누적 판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코나 EV와 니로 EV가 동일한 배터리를 장착한 것이 확인된 만큼 양사 배터리 성능, 안전성 등이 가려질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LG화학 배터리를 장착한 니로 EV의 화재 발생 여부가 코나 EV 화재 원인을 밝히는데 또 다른 단서가 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오전 3시 40분께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주민자치센터 주차장에 세워진 코나 전기차(EV)에서 배터리 충전 중 불이 났다. 남양주소방서 제공

지난 17일 오전 3시 40분께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주민자치센터 주차장에 세워진 코나 전기차(EV)에서 배터리 충전 중 불이 났다. 남양주소방서 제공

한편 현대ㆍ기아차는 올 3분기에 현대차 2조1,000억원, 기아차 1조2,600억원 등 총 3조3,600억원의 세타2 리콜 추가 충당금을 반영키로 결정했다. 2018년 3분기 4,600억원(현대차 3,000억원ㆍ기아차 1,600억원), 작년 3분기 9,200억원(현대차 6,100억원ㆍ기아차 3,100억원)에 이어 세 번째 세타2 리콜 품질비용이다. 이에 따라 현대ㆍ기아차의 3분기 영업적자는 피할 순 없을 전망이다.

현대·기아자동차 세타2 GDi 엔진. 현대·기아차 제공

현대·기아자동차 세타2 GDi 엔진. 현대·기아차 제공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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