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윤석열 또 '정면 충돌'… 秋 또 지휘권 발동하나

입력
2020.10.18 17:55
법무부 "라임 의혹 별도 수사 주체ㆍ방식 검토"
秋 "총장, 제대로 지휘안해"→尹 "중상모략" 공방
노골적 불신임 드러내... 법무부-대검 긴장감 고조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라임 펀드 사태의 주범인 김봉현(46ㆍ구속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폭로와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건 뭉개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별도 수사팀을 구성하겠다"며 지난 7월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 이어 취임 후 두 번째 수사지휘권 발동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그러자 윤 총장은 “살다살다 이런 부당한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며 불쾌감을 표하는 등 즉각 반박했다. 그 동안 주요 국면마다 충돌을 빚었던 추 장관과 윤 총장이 이제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의 극한 대립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모습이다.

법무부는 18일 “최근 언론에 보도된 ‘검사ㆍ수사관에 대한 향응 및 금품수수 비위’ ‘검사장 출신 야권 정치인에 대한 억대 금품로비’ 등 의혹에 대해 16~18일 김봉현 전 회장에 대한 직접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결과, 김 전 회장이 관련 진술을 했음에도 불구,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라임 의혹 검찰 수사팀의 의도적인 부실 수사를 지적한 셈이다.

그러면서 법무부는 “현재까지의 감찰조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감찰과 별도로 수사 주체와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 사건에 대한 추 장관의 직접 개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어떤 검찰청, 어떤 부서에서 관련 의혹을 수사할지, 별도 수사팀을 꾸릴지 등은 법무부가 결정하겠다는 의미다. 추 장관이 검언유착 의혹 사건 이후, 또 다시 수사지휘권을 발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법무부 발표에는 ‘윤 총장의 지휘에 따른 수사는 믿을 수 없다’는 뿌리깊은 불신이 깔려 있다. 법무부는 특히 “검찰총장이 라임자산운용 사건 수사검사 선정에 직접 관여하고 철저한 수사를 수차례 밝혔지만, ‘야권 정치인 및 검사 비위에 대해는 구체적인 비위 사실을 보고받고도 여권 인사와는 달리 철저히 수사하도록 지휘하지 않았다’는 의혹 등 그 관련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윤 총장이 정한 수사검사가 의혹의 핵심 당사자가 됐고, 관련 보고를 받고도 사실상 ‘뭉갰다’며 총장의 지휘 책임을 물은 것이다.

이에 대검은 즉각 반발했다. 법부부 발표 1시간 쯤 뒤 대검은 입장문을 통해 “법무부의 발표 내용은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내용으로서 검찰총장에 대한 중상모략과 다름없으며 전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대검은 “윤석열 검찰총장은 ‘라임 사건’ 수사 전반에 대해 수차례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며 “특히 ‘야권 관련 정치인 의혹’은 그 내용을 보고받은 후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고 이에 따라 현재도 수사 진행 중에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사건 수사를 맡은 서울남부지검도 '야권 정치인 의혹은 언론 보도 전부터 대검에 보고됐고, 실제로 총장 지휘에 따라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윤 총장도 법무부 발표 내용에 대해 거세게 반발했다. 본보와의 통화에서 윤 총장은 “내가 (좌우) 진영을 따지는 사람이냐. 여야를 가려 수사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또, “수사 검사 선정은 남부지검장 전권이고, 파견 검사도 법무부와 협의해 정했다”고 말했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이 다소 과격한 표현까지 사용해 가며 서로를 공격함에 따라, 법무부와 대검 간 긴장감은 그 어느 때보다도 고조되고 있다. 다만 검찰 내에선 ‘총장의 사건 뭉개기’로 몰아갈 사안이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검사장은 “총장이 모든 사안마다 ‘이건 왜 더 안 팠느냐’라고 추궁해야 하는가”라며 “수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축소 수사로 몰아가는 건 지나친 비약”이라고 말했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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