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아들 마약·섹스영상 유출"… FBI, 해외 공작 여부 집중 수사

입력
2020.10.16 21:40
수정
2020.10.16 21:46
구독

바이든과 아들 부패 의혹 입증할 이메일 입수 보도
수사당국, 사실 관계보다 유출 경로에 초점?
러시아 등 해외 정보기관 '대선판 흔들기' 의심

지난 8월 20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조 바이든 대선 후보의 아들 헌터 바이든이 아버지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영상 캡처

지난 8월 20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조 바이든 대선 후보의 아들 헌터 바이든이 아버지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영상 캡처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아들 헌터 바이든의 이메일로 추정되는 자료가 해외 정보기관과 연루됐는지를 수사하고 있다고 미 NBC방송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뉴욕포스트는 전날 바이든과 헌터의 부패 의혹을 입증한 헌터의 이메일 자료를 입수했다고 보도해 파장을 일으켰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이 보도를 해킹된 자료라는 이유 등으로 차단하면서 공화당과 정면으로 부딪치는 등 이번 사건이 3주도 채 남지 않는 대선판을 흔들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방송에 따르면 FBI는 헌터의 자료가 담긴 노트북과 하드디스크 복사본을 압수해 분석하고 있다. 뉴욕포스트 보도대로면 압수된 기기에는 바이든 후보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부통령 재임 시절 아들의 알선으로 우크라이나 기업 대표를 만난 정황을 보여주는 이메일 자료가 담겼다. 또 헌터로 추정되는 인물이 마약을 흡입하고 신원미상 여성과 성관계를 맺는 영상도 저장돼 있다는 게 뉴욕포스트의 주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공화당은 헌터가 자신을 채용하고 급여를 준 우크라이나 에너지업체 부리스마 대표와 미 부통령인 자신의 아버지를 만나게 했다는 부패 의혹을 전부터 제기해왔다. 바이든 후보가 청탁을 받고 우크라이나 당국의 비리 수사를 무마하려고 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측은 이번 뉴욕포스트 보도가 '스모킹 건'(명백한 증거)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 해당 이메일이 진짜인지 조작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FBI는 해당 이메일 내용의 사실관계보다 자료의 유출 경로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선거에 혼란을 주려는 러시아 정보기관 등 해외 세력 개입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뉴욕포스트가 주장한 자료 입수 과정이 의혹 투성이다. 신문에 따르면 헌터의 것으로 추정되는 노트북이 미국 오하이오주(州) 델라웨어의 한 컴퓨터 수리점에 지난해 4월 맡겨진 후 아무도 찾아가지 않았고, 수리점 주인이 그 내용이 심상찮아 FBI와 공화당 소속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측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과정에서 하드 드라이브 복사본이 줄리아니를 거쳐 뉴욕포스트로 넘어갔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많은 논평가들은 헌터가 자신의 유죄를 입증하는 정보로 가득 찬 노트북을 버린 것을 믿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내용 조작 의혹은 물론 일각에서는 헌터 계정의 노트북을 해킹해 자료를 빼돌렸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NBC는 트럼프 개인 변호사로 활동하는 줄리아니가 "과거 러시아 정보 기관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바이든에게 타격을 줄 정보를 찾아내려 했다"며 해외 정보기관 개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꼬집었다. 올해 1월 부리스마 네트워크가 실제 러시아 해커 공격에 뚫린 것으로 알려졌다.

진달래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