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와 컨택트의 황금 조합을 찾아라

입력
2020.10.17 11:00

편집자주

요즘 사람들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것에 돈을 쓸까? 우리나라 소비시장에서 발견되는 주요 트렌드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향후 기업과 시장에 가져올 변화 방향을 예측해본다.


©게티이미지뱅크


요즘 가장 주목받는 트렌드는 단연 '언택트(untact)'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서 2018년 처음 발표한 이 신조어는 원래 ‘타인과의 대면을 부담스러워하는 젊은 세대의 심리적 거리두기’란 뜻으로 키오스크나 앱경제 등 비대면 시장의 성장을 예견했다. 반면 요즘의 '언택트'는 '타인과의 만남 자체를 거부하는 물리적 거리두기'로 정의된다. 예기치 못했던 전염병의 발발로 인해 어느새 언택트 트렌드가 우리 생활에 필수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업들은 비대면 방식으로 면접을 치르며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될 때마다 일사분란하게 진행되는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은 이제 당연한 것이 됐다. 문화관광업계에서도 온라인으로 즐기는 언택트 공연, 언택트 관광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최근에는 온라인에서 모든 업무가 이뤄지는 온택트(ontact) 개념도 등장한다. 이제 궁금한 것은 "향후 언택트의 모습은 어떻게 바뀌어 나갈 것인가?"하는 점이다. 이 질문에 대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대면과 비대면의 황금비율을 찾아나갈 것"이라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근무 형태에서는 업무성격에 따라 대면, 비대면, 혼합이 효율적으로 분화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회사라도 어떤 직무를 맡고 있는지, 같은 직무라도 지금 맡고 있는 프로젝트 성격이 어떠한지에 따라 근무방식이 달라질 것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과측정의 가능여부다. 근무방식과 상관없이 성과측정이 가능한 업무라면 언택트 근무가 추천되는 반면, 동료와의 협업에 기반한 업무는 사무실로 출근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온라인 개학이라는 사상 초유의 상황을 경험한 교육계는 코로나 사태가 끝난 후 다른 영역보다 빠른 속도로 원상태로 복귀할 것이다. 지식은 비대면으로 전달할 수 있지만 친구와의 우정은 비대면으로 쌓기 어렵다. 다만 학습방법까지 완전히 이전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비대면 수업도 나름대로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이다. 여기서도 중요한 개념이 바로 황금비율이다. 수업 전에 학생들이 교수가 제공한 영상을 미리 학습하고, 강의실에서는 토론위주로 수업을 진행하는 플립러닝(flipped learning)도 대안으로 떠오른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온라인에 집중하고 있던 유통업계는 바이러스 사태가 종식된 이후에도 비대면 유통을 한층 더 강화할 것이다. 셀프계산대, 드라이브스루(drive-through) 등의 서비스는 시간과 인건비를 절약하고 편리성을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성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유통 역시 언택트와 컨택트의 최적 조합을 찾아야 할 것이다.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스마트폰을 주문하면 배송기사가 개통, 데이터 이전 등 대리점에서 받았던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배송전문기업 원더스의 '경험배송'처럼, 언택트를 기초로 하되 인간적 접촉을 보완하는 미들택트(middle-tact) 개념도 부상할 것이다.

재택근무, 원격수업, 비대면유통의 비대면 확대는 분명 코로나19라는 돌발 악재가 부른 고육지책이었다. 하지만 다른 시각에서 보면 우리 일상에 만연했던 비효율의 거품을 걷어내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코로나19의 종식 이후에도 더 편리하고 효율적인 삶을 찾는 시장 트렌드는 지속될 것이다. 언택트와 컨택트 조합의 최적지점을 찾는 유연한 사고방식으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전미영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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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영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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