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확진 2만명 폭발 프랑스... 결국 야간 통금 조치까지

입력
2020.10.15 08:1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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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9시부터 오전 6시 통금 안 지키면 벌금 18만원
유럽, 인구 대비 일일 확진자 수 미국 넘어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야간 통행금지 등 코로나19 억제책을 발표한 14일 프랑스 파리의 명소 투일리스 가든이 텅 비어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야간 통행금지 등 코로나19 억제책을 발표한 14일 프랑스 파리의 명소 투일리스 가든이 텅 비어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프랑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세에 다시 공중 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확산세가 심각한 파리 등에는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저녁 프랑스2, TF1 방송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17일부터 최소 4주 동안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야간 통행금지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통행금지령이 내려지는 곳은 파리를 포함하는 수도권인 일드프랑스와 마르세유ㆍ리옹ㆍ릴ㆍ그르노블ㆍ생테티엔ㆍ루앙ㆍ툴루즈ㆍ몽펠리에 등 코로나19 최고경계 등급이 매겨진 9개 지역이다. 이번 조치로 프랑스 전체 인구 6,700만여명 중 2,000만여명, 즉 30% 가까이가 영향을 받게 된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이 지역에서 합당한 이유 없이 통금을 지키지 않으면 벌금 135유로(약 18만원)가 부과된다. 부득이하게 통행금지시간을 지키지 못할 경우 검증된 사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병원이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며 하루 2만명씩 발생하는 확진자를 3,000∼5,000명 수준으로 낮추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우리는 행동에 나서야 하는 단계에 있다"며 늦은 시간에 식당을 찾거나 다른 사람의 집에 방문하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인터뷰에 앞서 프랑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17일부터 국가보건 비상사태를 다시 선포하기로 의결했다. 프랑스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3월 24일 국가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가 7월 10일 종료했다. 그 사이 두 달 간 프랑스 전역에 봉쇄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프랑스 정부가 다시 고강도 제한 카드를 꺼내든 것은 여름 휴가철이 끝난 8월 말 이후 프랑스의 하루 신규 확진자가 3월 1차 파도 정점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달 들어선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1만명 넘는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10일엔 2만6,896명의 확진자가 새로 보고돼 첫 확진자가 나온 1월 이후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했다.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가팔라지면서 최근 유럽의 인구 대비 일일 평균 확진자 수가 최대 발병국인 미국을 넘어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유럽연합(EU)과 영국 등 27개국에서 나온 확진자 수는 지난 5~12일 간 일일 평균 7만8,000명 정도로 인구 100만명당 152명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미국에서는 일일 평균 4만9,000명이 나와 인구 100만명당 150명을 기록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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