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의 ‘센 언니’ 김소니아 “리바운드는 돈 터치”

입력
2020.10.10 07:5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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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김소니아가 화보 촬영에서 '센 언니' 느낌을 내고 있다. 이 사진은 김소니아가 선택한 베스트 컷이다. WKBL 제공

우리은행 김소니아가 화보 촬영에서 '센 언니' 느낌을 내고 있다. 이 사진은 김소니아가 선택한 베스트 컷이다. WKBL 제공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포워드 김소니아(26)는 10일 막을 올리는 2020~21시즌을 앞두고 모델로 깜짝 변신했다. 각 구단 별 대표 선수 1명씩 총 6명이 모여 방송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결성한 걸그룹 ‘환불원정대’ 콘셉트로 시즌 개막 예고 화보를 찍은 것이다.

‘센 언니’ 느낌이 나는 짙은 화장과 옷차림을 한 김소니아는 소싯적 모델 경험을 살려 노련하게 촬영했다. 또 카메라 앞에서 수줍어하는 박지수(KB국민은행) 이소희(BNK) 윤예빈(삼성생명) 등 후배들에게는 자연스러운 포즈를 제안하며 촬영 분위기를 이끌었다.

김소니아는 한국인 아버지와 루마니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8일 서울 장위동 우리은행 연습체육관에서 만난 김소니아는 “처음엔 힙합 콘셉트로 찍는 줄 알고 갔는데, 선수의 강인함과 여성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촬영이었다”면서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없이 뛰는 상황에서 각 팀의 국내 선수들이 적극적이고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하겠다는 색깔을 냈다”고 밝혔다.

루마니아에서 농구와 모델 활동을 병행한 김소니아는 “열 세 살쯤 모델 활동을 시작했고, 16~17세 때 정식 모델 제안을 받았다”면서 “하지만 어머니가 농구에 전념하기를 바랐고, 나 역시 농구가 더 좋았다”고 말했다.

김소니아. WKBL 제공

김소니아. WKBL 제공


농구에 더 매력을 느낀 이유는 코트 위에서 불타는 투쟁심 때문이다. 실제 자신을 ‘센 언니’라고 표현한 김소니아는 “수비하고 리바운드, 허슬 플레이를 할 때 걸크러시 느낌이 나는 것 같다”며 “내가 잘하는 걸 할 때 더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특히 리바운드는 누구에게도 뺏기고 싶지 않은 욕심이 크다. 모델로는 우월한 키(176㎝)지만 농구 선수로는 큰 편이 아니다. 하지만 지난 시즌 김소니아는 경기당 평균 6.89개(9위)의 리바운드를 잡았다.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면 국내 선수 3위, 팀 내 1위다. 상위 10명 중엔 키가 가장 작다. 김소니아는 “리바운드를 잘 잡는 데는 타고난 것도 있지만 하고자 하는 의지가 더 중요하다”며 “다른 선수들이 우리 집(골 밑)에서 리바운드를 건져가는 게 싫다”고 강조했다.

김소니아. WKBL 제공

김소니아. WKBL 제공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없이 치르기로 하면서 김소니아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더구나 우리은행은 정통 빅맨이 없어 김소니아 김정은 최은실 포워드 라인으로 버텨야 한다. 현재 최은실은 부상 재활 중이고 30대 중반의 베테랑 김정은은 고질적으로 무릎이 안 좋다. 반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KB국민은행은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가 버티고 있다. 김소니아는 “박지수와 매치업은 쉽지 않겠지만 어떻게든 집을 잘 지켜보겠다”고 다짐했다.

2012년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고 한국 땅을 밟은 김소니아는 어느덧 나이로 팀 내 서열 4위가 됐다. 그는 “예전보다 몸이 확실히 힘들다”며 웃었다. 하지만 전 농구 국가대표 출신 혼혈 선수이자 남자친구인 이승준(42)에게 힘든 내색은 안 한다. 김소니아는 “승준 오빠는 30대 후반까지 프로 생활을 했기 때문에 오빠 앞에서 힘들다는 말을 못하겠다”며 “그래도 나를 가장 잘 이해해주는 사람”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10일 KB국민은행과 맞대결로 새 시즌에 돌입하는 김소니아는 “지난 시즌에도 KB가 우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이 나왔지만 우리가 1위를 했듯이 이번 시즌 역시 예상과 다를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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