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씨, 집 빼주세요" 부총리도 '전세 파동' 당사자 됐다

입력
2020.10.08 09:17
수정
2020.10.08 15:22

마포 전셋집 주인 "실거주" 의사 밝혀 집 빼줘야
인근 시세 2~3억 급등, 전셋집 구하기 어려워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답변을 하고 있다. 뉴스1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답변을 하고 있다. 뉴스1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택임대차보호법(임대차법) 개정의 영향으로 전국에 불고 있는 `전세 파동`의 당사자가 됐다.

8일 관가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현재 서울 마포구에 전세를 얻어 살고 있는데, 내년 1월 계약 만료를 앞두고 집주인이 실거주 의사를 밝혀 새 전셋집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 임대차법에 따르면, 세입자는 한 차례에 한해 전세계약을 2년 더 연장할 수 있으나 집주인이 실거주 의사를 밝힐 경우 집을 비워줘야 한다.

관보에 따르면 홍 부총리 가족은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 있는 마포자이 아파트(84.86㎡)에 전세로 살고 있다. 계약시점은 지난해 1월이고, 전세 보증금은 6억3,000만원이었다.

원래 홍 부총리는 경기도 의왕에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서울과 세종을 자주 오가는 부총리 업무 특성상 서울역과 국회, 광화문 등이 가까운 마포에 전세를 얻어 지난해 1월부터 거주해 왔다.

집주인 요청으로 집을 비워줘야 하지만, 새 전셋집을 구하기는 예전만큼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홍 부총리가 사는 아파트 단지 내 전세 시세는 8억~9억원으로 2년 전보다 2억~3억원 이상 뛰었다. 특히 임대차법 개정 등 영향으로 전세 매물이 씨가 마르면서 홍 부총리가 같은 아파트 단지 내로 이사하기는 더 어렵게 됐다. 홍 부총리가 사는 아파트는 1,000가구 가까운 대단지지만 현재 전세 매물은 7개 정도다.

이 지역 공인중개사는 "임대차법 개정 이후로 세입자가 계약 연장을 하거나, 집주인이 실거주 의사를 밝히는 경우가 많아 전세매물 자체가 크게 줄어들었다"며 "현재 나오는 전세 매물을 잡기 위한 세입자 간 경쟁도 치열하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가 2억원 정도의 웃돈을 주고 이 아파트 단지 내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갈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홍 부총리의 개인적인 일로 내년 1월 계약이 만료된다는 것 외에 구체적으로 알려진 게 없다"고 말했다.

세종= 민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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