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건 다룬 영화 '균', 9일 크랭크인

입력
2020.10.07 13:33

영화 '균'의 주역들. TCO(주)더콘텐츠온 제공

영화 '균'의 주역들. TCO(주)더콘텐츠온 제공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를 다룬 영화 ‘균’이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한다.

‘균’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통해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끝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인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다룬다.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가 없던 의문의 죽음들의 진실을 밝히며,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피해자와 유가족의 고통을 세상에 알린다.

오는 9일 크랭크인을 앞두고 지난달 29일 제작진과 출연진이 모여 대본 리딩을 진행하며 무사 촬영을 기원했다. 첫 리딩임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은 역할에 깊이 공감해 호소력 짙은 연기를 선보여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조용선 감독은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좋은 배우, 좋은 스태프들과 함께하게 되어 영광이다. 꼭 안전하게 순항하여 관객들로 하여금 눈과 귀와 마음이 즐거운 영화, 결과물 만들어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균’ 파이팅”이라고 전했다.

‘1급기밀’ ‘화려한 휴가’ ‘살인의 추억’ 등 실제 사건을 소재로 다룬 영화에서 피해자의 아픔을 자신만의 연기로 잘 표현해왔던 김상경이 어느 날 원인미상의 폐 질환으로 아내를 잃고 아들마저 생명의 위협을 받는 외상센터 의사 정태훈 역으로 분했다.

김상경은 “요즘 코로나로 우리나라 국민 모두 힘든 시간을 갖고 있는데 사망자가 420명(10월 3일 기준)이나 나와서 사망자 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반면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사망자는 사회적 참사 조사위원회에서 1만 4천여 명으로 추산하고 있어서 우리 모두 너무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더욱 열심히 촬영에 임해야겠다는 각오를 가져본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 드리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태훈의 동갑내기 아내 한길주 역을 맡은 배우 서영희는 “좋은 배우들, 열정 넘치는 감독님과 이번 작품으로 함께 할 수 있어 기대된다. 그만큼 좋은 작품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영화 ‘균’에 많은 관심과 기대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울지검 검사였으나 언니 길주의 죽음으로 변호사가 된 한영주 역을 맡은 이선빈은 “이렇게 ‘균’이라는 뜻 깊고 의미 있는 작품을 선배님들과 함께 할 수 있음에 너무 영광이다. 최대한 사실적이고 진중하게 다가가야 하는 작품인 만큼 준비를 철저히 잘 해야겠다는 마음이다. 그만큼 실제 사건을 철저히 이해하기 위해서 자료 도움을 받아 공부하고 노력하는 중이다. 이 작품이 많은 분들에게 지나가는 잊혀짐이 아닌 남아야 할 기억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작품에 임하겠다”고 전했다.

회장의 총애를 받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 제조회사 오투의 과장 서우식 역의 윤경호는 “뜻 깊은 작품에 참여하게 되어 큰 감사함과 무거운 중압감을 느낀다. 사실성 있는 캐릭터에 초점을 두고 담백하게 보여드리려 노력하고 있다. 함께하는 김상경, 서영희, 이선빈 배우 등 이전에 작품을 통해 알고 있는 훌륭한 분들이라 큰 의지가 될 것 같다.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오래 회자될 수 있는 작품이 나오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영화의 소재가 되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2011년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손상으로 산모, 영유아 등이 사망하거나 전신질환에 걸린 참사다. 1991년 개발된 가습기 살균제는 무려 3천만 병 이상이 판매되면서 가정의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그러나 폐 섬유화 증상으로 입원한 환자들이 매년 연쇄 사망하는 의문의 사건이 발생했고, 이를 수상하게 여긴 의사들이 뒤를 쫓아 그 동안 수천 명의 사람들이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죽었다는 사실을 밝혀냈지만 기업들은 어떤 피해 대책도 책임지지 않았다.

영화는 ‘소원’, ‘비스티보이즈’, 드라마 ‘이별이 떠났다’의 원작자이자 각본가인 소재원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작가는 유족으로부터 소설의 영화화에 앞장 선 것에 대한 감사패를 받은 바 있다.


유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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