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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끼리 머리 맞대 창업? '대만 카스텔라’ 안 되려면 이것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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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텔라 가게… 대만 왕수이 카스텔라 가게가 망해가지고…”
영화 기생충 중 근세(박명훈)의 대사
지난해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기억하시나요. 몰락한 서민 가정의 대표 격인 기택(송강호)과 근세(박명훈)를 빚더미에 앉게 한 연결고리가 바로 ‘대만 카스텔라’ 였습니다. 대만 카스텔라는 전 세계인이 본 영화에 언급될 정도로 프랜차이즈 창업 실패의 상징처럼 여겨졌죠.
명절을 맞아 가족끼리 창업을 구상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특히 은퇴를 앞둔 직장인이라면 평생을 모은 돈을 투자해 프랜차이즈 가게를 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가게를 여는 것보다는 브랜드가 검증돼 있고, 이미 다른 매장 운영을 통해 만들어진 매뉴얼대로만 따라가면 ‘중박’은 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죠.
그런데 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수억원에 달하는 돈을 프랜차이즈라는 이름만 믿고 맡기기에는 너무 위험합니다. 2009년까지만 해도 1,276개뿐이었던 브랜드는 10년만에 6,353개로 5배 가까이 늘어났고, 그만큼 검증이 필요한 브랜드도 많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15년 가맹사업을 시작한 1,020개 브랜드를 살펴봤더니 이 중 53.7%(548개)가 3년 내에 사업을 접기도 했습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가맹점주들에게 돌아갈 뿐이죠.
예비 창업자가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이려면 실제로 점포를 직영해 본 경험이 있는 브랜드를 선택해 보는 것이 좋을 수 있습니다. 직영 경험이 있는 만큼 어떤 상품이 잘 팔리고, 연간 매출은 얼마나 기대할 수 있는지, 고객 응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등 노하우를 직접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프랜차이즈 업계가 급성장을 거듭하면서 빠른 시장 진입을 위해 직영점 없이 바로 가맹점 모집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과거 ‘버블티’, ‘대만 카스텔라’ 뿐 아니라 최근에는 ‘흑당’, ‘마라탕’ 등 유행을 빠르게 따라잡기 위한 것이죠.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정보공개서 데이터를 분석해 봤더니 직영점이 한 개도 없는 브랜드가 59.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직영점 유무가 꼭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연구 결과, 직영점 수와 가맹점당 매출 사이에는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직영점 운영 경험이 그만큼 리스크를 줄여준다는 것이죠. 이진국 KDI 연구위원은 “직영점을 운영하지 않으면 시장성을 검증하거나 시행착오를 개선할 기회가 줄어들어 가맹사업자에게로 전이되는 위험이 커진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프랜차이즈 잔혹사가 계속되자 정부도 직영점 운영을 의무화할 방침입니다. 공정위는 최근 ‘1개 이상의 직영점을 1년 이상 운영’한 경험이 있어야 가맹점을 모집할 수 있다는 내용의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습니다.
법이 통과되면 노하우 없이 브랜드만 믿고 가맹점을 열었다가 우는 자영업자가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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