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박애원 확진자 10명 추가...1인1실 격리 불가능해 확산한 듯

입력
2020.09.2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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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경기 고양시 한 정신건강생활시설에서 방역당국 관계자가 집단 감염에 대한 정밀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오전 경기 고양시 한 정신건강생활시설에서 방역당국 관계자가 집단 감염에 대한 정밀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정신요양시설 박애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이는 시설 입소자 특성상 1인 1실 개념의 병실을 별도로 마련할 수 없고,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수칙 준수도 사실상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다만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2개 건물(누리관·다솜관) 중 누리관 3층에 집중돼 있어 코호트 격리로 추가 확진자 발생은 크게 많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코호트 격리는 시설 내 관계자들의 밀접 접촉을 막고, 외부인과 접촉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23일 고양시와 방역 당국 등에 따르면 박애원 입소자 10명(고양시 373∼382번)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박애원 관련 확진자는 모두 38명으로 늘어났다.

확진된 38명 중 입소자가 35명이며, 나머지는 종사자 2명, 사회복무요원 1명 등이다.

박애원 최초 확진자는 박애원 관계자인 인천 계양구 124번 확진자로 유증상을 보여 진단 검사를 받은 뒤 지난 1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계양 124번의 감염경로는 현재까지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시는 당시 계양 124번이 확진 판정을 받은 직후 접촉자들을 검사한 결과 같은 날 종사자 1명과 사회복무요원 1명이 추가 확진됐다.

이에 방역 당국은 시설에 대한 코호트 격리 조치를 내린 뒤 지난 16일까지 입소자 229명, 종사자 44명, 사회복무요원 10명 등 모두 283명을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벌였다.

전수검사 결과 누리관 3층 입소자 4명과 다솜관 1층 입소자 1명이 확진됐다. 17일에도 누리관 3층 입소자 2명이 추가 확진됐다. 확진자들은 국립정신건강센터 등으로 옮겨져 격리 치료(수면)를 받고 있다.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자 방역 당국은 지난 18일 2차 전수검사를 진행했으며, 18일과 19일 이틀에 걸쳐 누리관 3층 입소자 8명과 5명이 각각 추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다솜관 1층 확진자 1명을 제외한 37명이 누리관 3층에 집중돼 있다고 판단한 방역당국은 지난 18일 누리관 3층 체육관과 강당을 활용해 집단감염이 발생한 누리관 3층 입소자를 분산 배치했다. 칸막이 설치를 통해 서로 분리된 10개의 개별 공간을 만들어 침대 2개씩을 배치했다.

이 같은 조치에도 집단 감염은 계속 돼 3차 추가 진단 검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 21일 5명, 이날 10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코호트 격리 중에도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이유는 박애원 입소자들 대부분이 정신질환(조현병) 환자여서 전원(병원 간 이동) 자체가 불가능하고, 1인 1실 격리 시 위험하며 마스크 쓰기 등 개인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아도 통제가 어렵다는 이유 때문에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양시 방역 당국 관계자는 “확진자는 1명을 제외한 37명이 모두 누리관 3층 입소자들로 3층 입소자 중 감염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누리관 1~2층, 다솜관 1~3층 등은 코호트 격리 조치로 이들 시설과 분리돼 있어 시설 전체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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