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님" "장관님"...세 번이나 불러도 대답 없는 추미애

입력
2020.09.23 21:30
수정
2020.09.23 21:4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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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 아들 의혹 제기 김도읍 의원과 또 신경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를 듣고 있다.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를 듣고 있다.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3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대답하지 않거나 단답으로 일관해 논란이 됐다.

추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김도읍 의원이 “법무부 장관님” “법무부 장관님” “법무부 장관님"이라고 세 번 불렀으나 답변 하지 않고 김 의원을 응시만 했다. 추 장관은 김 의원이 “이제 대답도 안 하십니까”라고 따지자 그제서야 “듣고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질문을 할까요”라고 다시 물었지만, 추 장관은 김 의원을 쳐다보기만 하고 답하지 않았다. 추 장관은 김 의원이 한숨을 쉬며 이날 국민의힘 탈당을 선언한 박덕흠 의원 관련 검찰 수사 자료 제출을 요청하자 “확인해 보겠다”라고 했다. 김 의원이 “확인되면 자료 제출을 해 주겠냐”고 묻자 “확인해 보겠다”고만 했다. 이를 두고 지난해 국회 인사청문회 때부터 아들의 군복무 특혜 의혹을 줄기차게 제기해 온 김 의원에게 추 장관이 불만을 표시한 것이란 얘기가 나왔다.

추 장관 태도를 지켜보던 국민의힘 의원들도 “너무 하시는 것 같다”며 반발했다. 김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사위원장에게 “질의를 하면 답을 해야 질의답변이 되는 것 아닌가”라며 “위원장께선 그냥 보고 계실 것인가. 이게 지금 정상인가”라고 따졌다.

이에 윤 위원장은 추 장관에게 “(자료에 대한) 확인은 당연한 것이고 (의원이) 자료제출을 요구하면 ‘제출하겠다’고 하셔야 한다” “답변을 하고 안하고는 자유지만 성실하게 답변할 의무가 있다”고 주의를 줬다. 다만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법무장관이 답변을 안 하는 것은 일종의 묵언수행인데, 품격있는 대응”이라고 추 장관을 엄호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김도읍 간사의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김도읍 간사의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추 장관과 김 의원의 신경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추 장관은 지난 21일 법사위 정회 상황에서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른 채 옆자리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저 사람(김도읍 의원)은 검사 안 하고 국회의원 하기를 참 잘했다” “죄 없는 사람을 여럿 잡을 거 같다”고 뒷말을 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했고, 추 장관은 “원만한 회의 진행을 위해 유감스럽다.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정지용 기자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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