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지급 대상입니다"…  AI가 진단서 읽고 판단한다

입력
2020.09.22 01: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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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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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만명에 육박하는 실손의료보험 가입자의 보험금 지급 심사 절차에 인공지능(AI)이 본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기술이 날로 고도화하고 판단 능력도 향상되면서 AI 활용 기술이 특허까지 받았다.

한화생명은 21일 자사가 개발한 '실손보험금 AI 자동심사 시스템'이 보험업계 최초로 특허청에서 2건의 기술특허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AI 자동심사 시스템은 고객이 실손보험금을 청구하면 AI가 이를 분석해 그대로 보험금을 지급할지, 아니면 인간 심사자가 좀 더 조사할 필요가 있는지를 알려준다. 새 기술특허는 여기서 AI의 보험금 지급 판단 비중을 늘리고, 기존의 오류를 경감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이번 특허 시스템에는 이미지 데이터를 인식하는 데 주로 활용되는 ‘CNN 신경망 알고리즘’이 활용됐다. 특허 발명인인 한화생명 보험코어S구축TF팀의 이승우 차장과 한화시스템의 곽한빈 과장ㆍ황기승 대리는 다수의 보험 청구 데이터를 연결해 처리하면 AI가 이를 사람처럼 읽어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 알고리즘을 청구건 심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질병분류표 상 질병을 표현하는 2,000여개 질병코드와, 입원ㆍ통원ㆍ진단 등의 청구 사유를 문자가 아닌 고유 숫자 데이터로 변형시켜 AI의 학습 능률을 올리는 기술도 별도 특허를 인정받았다.

이미 여러 보험사들은 실손ㆍ장기보험금 청구 심사 외에도 신규 보험가입 심사(언더라이팅), 보험사기 판별 등 다양한 업무에서 AI의 도움을 받고 있다. 다만 아직은 기초적인 데이터만 처리할 수 있어 인간의 업무를 보조하는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이 정도로도 현장 업무에는 큰 도움이 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한화생명 사례처럼 AI의 성능이 개선돼 단순한 청구 건은 자동 처리하게 되면, 기존 심사 담당자들은 고난도 판단이나 사기 의심 사례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두 특허가 활용된 자동심사 시스템은 자동심사율을 50%까지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5년간 최대 122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와 더불어 특허권료 수입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생명은 21일 보험금 AI 자동심사 시스템이 특허청에서 2건의 기술특허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특허 발명인인 한화생명 보험코어S구축TF팀의 이승우(왼쪽부터) 차장, 한화시스템의 곽한빈 과장과 황기승 대리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화생명 제공

한화생명은 21일 보험금 AI 자동심사 시스템이 특허청에서 2건의 기술특허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특허 발명인인 한화생명 보험코어S구축TF팀의 이승우(왼쪽부터) 차장, 한화시스템의 곽한빈 과장과 황기승 대리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화생명 제공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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