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러지지 않는 확진자 감소세... 사망자 400명대 눈앞 비상

입력
2020.09.1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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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통근자 등 시민들이 지하철 2호선으로 환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통근자 등 시민들이 지하철 2호선으로 환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36일째 세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사망자는 급증해 누적 400명에 육박하고 있다. 확진자 중 60대 이상 고위험군이 많고, 인공호흡기나 산소치료를 필요로 하는 위중ㆍ중증 환자 수가 줄지 않으면서 사망 사례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특히 이들 중환자를 치료할 병상이 전국에 40개도 채 남지 않아 전문가들은 다가올 동절기 재유행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병상과 의료인력을 서둘러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18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전일 대비 126명 늘어 누적 2만2,783명을 기록했다. 하루 300~400명대로 치솟았던 지난달 말 상황에 비하면 확진세가 다소 누그러지긴 했지만,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도 불구하고 감소세가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이번 2차 대유행에서는 확진자의 약 40%가 60대 이상 고위험군이다 보니 위중ㆍ중증 환자 수는 물론 사망자 수 증가세가 가파르다. 이달 들어서만 신종 코로나 관련 사망자는 53명에 달하고, 이 중 약 87%에 달하는 46명이 최근 2주(9월 5~18일) 사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누적 사망자는 377명에 달하며, 60세 이상이 354명으로 93.9%를 차지했다.

문제는 생명을 잃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위중ㆍ중증 환자 수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위중ㆍ중증 환자는 이달 들어 1일(123명)을 제외하고 매일 150~170명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다. 이날은 전일 대비 10명이 줄었지만, 사망자 5명이 포함돼 낙관적인 지표라 보기 어렵다. 권준욱 중대본 부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중환자는 10일 175명으로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고 있고, 증가세의 기울기도 정체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감소추세를 계속 유지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고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집계된 위중증환자 150명 중 132명(88%)이 60대 이상인 만큼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취지다. 권 부본부장은 “세계적으로 환자가 3,000만명을 넘었고 사망자는 100만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며 “2차 세계대전 사상자가 7,00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신종 코로나야말로 현대 우리 인류가 맞이한 최악의 전쟁 중 하나라는 비유가 실감된다”고 말했다.

통상 11월부터인 독감 유행시기가 다가오면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시작될 경우 감염병이 더욱 확산될 수 있어서다. 권 부본부장은 “드물지만 독감과 신종 코로나에 동시에 감염될 경우 신종 코로나로 인한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고연령층이 독감과 코로나19 동시에 감염되면 사망하는 사례가 급격히 치솟을 수 있고, 의료진이나 접종요원이 감염될 경우 치료에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전문가들은 날로 늘어나는 중환자와 독감 유행에 대비하기 위해 병상과 의료인력 확보에 사력을 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신종 코로나 확진자 중 중환자 입원병상은 전국에 39개뿐이며, 수도권에 즉시 이용할 수 있는 병상은 7개밖에 남지 않았다. 전병율 차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중환자 병상이나 그에 필요한 의료인력은 필요하다고 갑자기 고무줄 늘리듯 빠르게 늘릴 수 있는 게 아니다"며 "특히 인력은 훈련이 필요해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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