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 경찰견에게 흑인 공격 명령한 美 경찰 기소

입력
2020.09.18 09:15
수정
2020.09.1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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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해당 경관 과잉진압 혐의 인정…징계 받을 듯

흑인 남성 제프리 라이언스(36) 집에 출동한 경찰의 명령으로 경찰견에 왼쪽 다리를 물려 큰 상처를 입었다. 사진은 당시 상황이 담긴 경찰의 보디카메라 녹화 영상. SBS 방송화면 캡처

흑인 남성 제프리 라이언스(36) 집에 출동한 경찰의 명령으로 경찰견에 왼쪽 다리를 물려 큰 상처를 입었다. 사진은 당시 상황이 담긴 경찰의 보디카메라 녹화 영상. SBS 방송화면 캡처


미국의 한 백인 경찰이 경찰견에게 순순히 체포에 응하는 흑인 남성을 공격할 것을 명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 카운티 검찰은 최근 솔트레이크 경찰서 소속 니컬러스 피어스(39) 경관을 2급 가중폭행 혐의로 기소했다.

피어스 경관은 4월 24일 가정폭력이 발생했다는 신고로 흑인 남성 제프리 라이언스(36) 집에 출동했다가 경찰견이 라이언스를 물도록 명령해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사건 당시 보디 카메라 등을 조사한 결과 라이언스는 경찰 체포 과정에서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피어스 경관은 라이언스를 집 뒤뜰에서 발견하자마자 "땅에 엎드려라, 안 그러면 경찰견에게 물릴 것"이라고 소리쳤다. 이어 두 손을 들고 순순히 무릎을 꿇은 라이언스에게 다가가 그의 왼쪽 다리를 걷어찼으며, 경찰견에게 "물어 물어"라고 수차례 공격을 명령했다.

경찰견은 약 1분간 라이언스의 왼쪽 다리를 물었다. 라이언스는 "바닥에 엎드렸는데, 경찰견이 왜 물게 하는 거냐"고 외쳤으나, 피어스 경관은 오히려 경찰견을 "잘했다"고 칭찬했다.

라이언스는 왼쪽 다리 두 군데가 10㎝ 이상 찢어지는 중상을 입어 여러 차례 수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솔트레이트 경찰서는 12일 성명을 통해 "검찰의 기소 결정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해당 경관의 과잉진압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은 휴직 중인 피어스 경관에 대한 징계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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