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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계속 찌는 살… 운동 어디까지 해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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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을 하게 되면 궁금해지는 것들이 시시때때 생기는데요. 이중에는 의사에게 직접 물어보기 민망할 정도로 사소하지만, 임신 관련 책에도 나오지 않아 답을 구하기 어려운 질문들이 많습니다. 어쩔 수없이 포털사이트나 온라인 맘카페에 글을 올려 답을 구하면서도 마음 한 켠으론 불안함이 가시지 않지요. 그런 궁금증을 모아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묻고 또 물었습니다.
임신 안정기인 4,5개월에 접어들면 컨디션이 좋아지면서 '슬슬 운동을 해볼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임산부들에게는 운동을 오히려 권한다는 말도 있는데요. 하지만 무리한 운동이 뱃속 아가도 힘들게 하진 않을지 걱정이 되고요. 또 '누구는 임신하고 등산을 했다더라', '누구는 임신하고 마라톤도 뛰었다더라'는 말을 들으면 '나만 운동 안 하는 건가'라는 불안감도 들기 마련이지요.
임산부에게 '적당한 운동'이란 그 강도와 종류가 일반인과 다른데요. 어떤 운동을 언제 얼마큼 하면 좋을지 산부인과 교수에게 대신 물어봤습니다.
임신하게 되면 입덧 등으로 식습관이 엉망이 되지만, 입덧이 끝난 뒤에 임신은 규칙적이고 건강한 식습관을 만들기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어요. 더불어 적당한 운동도 함께 한다면 보다 건강한 임신 기간을 보낼 수 있는데요.
김영란 차의과대 분당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 기간은 운동이나 식생활과 같은 생활 습관을 바꿀 수 있는 시기"라며 "최근 비만 여성이 느는데, 이는 임신부와 태아의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임신성 고혈압, 당뇨병 등 임신 합병증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임신 중에도 적절한 운동을 계속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어요.
적당한 운동은 원만한 출산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요. 정진훈 울산의대 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 중 운동에 관한 연구에서 운동을 꾸준히 한 임산부일수록 조산율이 낮고, 분만 때 진통 시간이 짧으며 대체로 순산했다는 결과를 보고했다"며 "임신 중 운동은 태아를 적정 체중으로 발달 시켜 순산에 도움을 줄뿐 아니라 임산부에게도 허리 통증 감소·우울증 예방·변비 개선·피로감 감소·수면의 질 개선·빠른 산후 회복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추천했어요.
최 교수 역시 "규칙적으로 에어로빅과 조깅을 한 여성은 분만 기간이 짧고 제왕절개의 빈도가 낮았으며 태변 착색의 빈도가 낮고 분만 중 태아 곤란증의 빈도가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임신 후반부에 이를수록 배가 커지면서 허리와 골반 통증을 호소하는 임산부들이 많지요. 이때도 운동이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요. 최민정 가천대 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이 진행하면서 몸 균형 잡기가 힘들어지고 관절이 느슨해짐에 따라 정형외과적 손상을 받기 쉬워지므로 임신 중에도 운동을 권한다"며 "규칙적이고 중등도의 강도로 주당 150분(2시간 반) 이상 운동하면 좋다고 말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고 임신 중에 의욕을 앞세워 운동을 해선 안 됩니다. 몸이 임신하지 않았을 때와는 다르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하는데요. 특히 "자궁이 커지고 무거워질수록 척추와 뼈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으니 적합한 운동 지침은 필수"라는 게 전문가의 권고입니다.
운동 즉시 중단해야 하는 위험 징후에 대해 김 교수는 "질 출혈·양막 파수·어지럼증·호흡곤란·흉통·두통·근력저하·종아리 통증이나 부종·자궁수축·태동의 감소 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뿐만 아니라 "조기 진통이 의심되거나 임신 중독증, 산모의 심장 질환, 폐 질환이 있을 경우에도 운동을 권하지 않는다"라고 하니 운동 전 주치의와 상담하는 건 필수겠지요.
특히 운동보다는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하는 임산부가 있다는데요. 정 교수는 "이전 임신에서 조산 또는 자궁경부무력증이 있었던 임신부, 초음파 검사에서 짧은 자궁경부(25 mm 미만) 소견이 있는 임신부, 태반이 자궁경부 가까이에 위치 또는 자궁경부를 덮는 전치태반 소견을 보이는 임신부, 출혈이나 임신 전 월경통과 같은 복부 통증이나 허리통증을 자주 느끼는 임산부는 안정을 취하는 것을 권유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주치의에게 운동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은 임산부라면 어떤 운동을 어느 정도 하는 것이 좋을까요. 임산부는 주 수별로 그 차이가 있는데요.
우선 "임신 초기에는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해요. 이에 관해 김 교수는 "대부분의 임신부는 임신 초기에는 입덧으로 인해 운동을 시작하기에는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라고 밝혔는데요.
정 교수는 특히 "임신 12주까지는 임신 기간 중 유산의 위험이 가장 높은 시기로 특히 조심해야 하다"며 "평소에 운동을 따로 하지 않던 사람이라면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는 것보다 스트레칭 등으로 몸을 가볍게 풀어주는 정도가 좋다"고 조언했어요.
임신 중기(4~7개월)에 접어들면 입덧이 잦아들면서 운동 의욕도 생기는데요. 이에 정 교수는 "임신 초기보다 좀 더 활발한 운동이 가능해지는 시기로 숨이 차지 않는 범위 내에서 걷거나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도 도움이 된다"며 "유산소 운동 전후로 가벼운 스트레칭을 함께하면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해 임신 중 생기기 쉬운 부종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배가 많이 불러오는 시기인 임신 후기(8~10개월)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기보다는 기존에 해오던 운동을 이어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는데요. 특히 자연 분만을 계획 중인 임산부라면 계단 오르기 운동을 하는 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해요.
또 근육 운동도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최 교수는 "골반 바닥 근육을 강화하는 케겔 운동을 임신 중에 꾸준히 하면 요실금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 4.5kg 미만의 저강도 근육 운동 역시 가능하다"고 설명했어요. 정 교수는 "다만 운동을 하는 도중 어지럽거나 호흡이 가빠지면 즉시 중단한다"고 당부했습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취미이자 운동인 등산. 임산부가 해도 될까요. 김 교수는 "적당한 등산은 임신 중에도 가능하지만, 해발 고도가 높은 산이나 지역에서 운동하면 산소 이용도가 떨어질 가능성 때문에 추천을 잘 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해발고도 2,500m 이하에서는 태아에게 부정적 영향이 보고되지는 않았지만, 2,500m 이상에서의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해요.
요가나 필라테스는 임산부들이 많이 찾고 또 권장되는 운동이지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어요. 김 교수는 "임신 중에 요가나 필라테스를 할 때는 강도가 높은 자세를 반복하거나 너무 무거운 무게를 감당하는 상황을 피해야 하며,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개개인의 능력에 맞게 운동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어요.
또 피해야 할 것은 온도와 습도가 높은 곳에서 운동을 하는 건데요. 김 교수는 "임신 중에는 기초 대사율이 증가해 체온이 오르기 쉬우므로 더운 날씨나 뜨거운 곳에서 장시간의 운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어요. 이는 "모체의 고열이 태아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 때문"인데요.
김 교수는 "임신 중 운동을 할 때에는 체온을 유지하고 탈수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고 높은 온도와 습도에서 하는 핫요가나 핫필라테스는 임신 중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누운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운동 역시 피해야 하는데요. 최 교수는 "바로 누운 자세로 오랫동안 하는 운동은 자궁이 혈관을 눌러 저혈압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위험군인 임산부는 특히 바깥 활동이 어렵지요. 약을 쓰지 못할 뿐만 아니라 고열 등의 코로나19 증상은 유산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임산부들은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집안에만 있으면 무기력과 우울, 피로감이 몰려오기 쉽지요. 또 소화 불량이나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증상도 겪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코로나19를 피해 임산부들이 슬기롭게 운동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는데요.
김 교수는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해결책은 집 안에서 활동량을 늘리는 쉬운 방법은 스트레칭"이라고 설명했어요. 김 교수는 "짧은 시간이라도 매일 꾸준히 하는 게 효과적"이라며 "어느 한 부분만 집중적으로 스트레칭하기보다 전후좌우 균형을 맞추고 머리부터 시작해 발끝까지 해주는 게 좋다"고 말했습니다.
최 교수는 "다중 체육시설을 이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집에서 할 수 있는 요가나 스트레칭을 한 번 할 때 30분 정도씩, 일주일에 5회 이상 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고요.
정 교수는 "사람이 적은 시간에 집 주위를 걷는 운동도 좋다"고 말했습니다.
외출이나 스트레칭을 하기 싫을 땐 일상 속에서 자꾸 움직이는 것도 좋다고 해요. 김 교수는 "일상 생활의 활동량을 높여 칼로리를 소모하는 것도 운동이 된다"며 "서성거리며 통화하고 하루에 한 번 15분 동안 방을 청소하면 운동 효과로 이어진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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