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웨이 제재, 위기 속 기회 찾아야

입력
2020.09.16 04:30
27면
중국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추가제재가 15일 발효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은 화웨이에 반도체 관련 제품을 납품할 수 없게 됐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우리 관련 기업들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사진은 서울 중구 화웨이 한국지사. 뉴스1

중국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추가제재가 15일 발효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은 화웨이에 반도체 관련 제품을 납품할 수 없게 됐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우리 관련 기업들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사진은 서울 중구 화웨이 한국지사. 뉴스1


중국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가 15일부터 발효됐다. 미국 반도체 기술을 활용하는 전세계 모든 반도체 기업에 대해 미국 상무부 사전허가 없이 일체의 관련 제품을 화웨이에 판매할 수 없도록 한 게 핵심이다. 이로써 중국 기술굴기의 상징인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제재는 지난해 5월 미국 기업들과 화웨이의 거래를 금지한 지 1년4개월여 만에 화웨이에 대한 글로벌 반도체 공급 전면 봉쇄에 이르게 됐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단순히 트럼프 행정부 차원의 무역공세가 아니라, 양국 간 근본적 기술패권 다툼의 성격이 크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와 관계없이 반도체, 인터넷, 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 전반에 걸쳐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우리의 관련 산업에 미칠 영향과 대응이다. 당장 화웨이 추가 제재만 해도 화웨이와 거래해온 국내 주력기업 실적에 직접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화웨이 주력제품은 통신장비와 휴대폰, 노트북, 태블릿PC 등이다. 5G를 포함한 통신장비 매출 세계 1위, 휴대폰 매출 세계 2위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매출의 각각 3%, 11% 정도가 화웨이에서 발생한다. 아울러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화웨이에 공급해온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패널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해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품 판매로 국내 기업이 거둔 13조원 규모의 매출은 격감할 수밖에 없다.

반면 삼성전자가 최근 미국 최대 통신사 버라이즌으로부터 8조원 규모의 5G 장비를 수주한 것이나, 휴대폰 부문에서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 하락 등은 일종의 ‘반사이익’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당장의 손익에만 기대선 우리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담보하기 어렵다. 정부는 기초 기술에 대한 과도한 보호무역주의가 자유무역 질서를 해치지 않도록 국제 사회와 협력해야 한다. 업계는 시장 격변에 휘둘리지 말고 꾸준한 연구 개발을 통해 미래 기술부문의 초격차를 달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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