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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 이낙연의 협치, 독주로 꼬인 매듭 풀까

입력
2020.09.0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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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 여야정 정례대화 재개 제안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사실상 중단된 여야정 정례 대화를 다시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과 미래 대전환 대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하면서다.

추구할 자세로 윈윈윈 정치, 원칙 있는 협치, 우분투(ubuntuㆍ‘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족 표현)의 정치라는 표현도 꺼내 곱씹었다. 각각 국민과 여야라는 세 주체에 모두 득이 되는 정치, 반대를 위한 반대를 거부하는 정치, 당신이 있어 내가 있음을 아는 정치를 말한다. 이례적으로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서도 “울림 있는 연설”이라는 호평이 나왔다. 다만 여야 간 여전한 원구성 갈등의 앙금을 비롯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개혁입법에 대한 입장 등 현실적으로 ‘이낙연의 협치론’ 이 넘어야 할 고비들이 만만치 않다.

이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작심한 듯 협치의 중요성에 무게를 실었다. 여당 대표로는 처음 본회의장 연단에 선 날이기도 했다. 그는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제로 △방역 △민생 수호 △미래 대비 등을 꼽은 뒤 “우리 국민은 위기 앞에서 연대하고 협력해 오셨다”며 “국민의 그런 경험과 저력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자산”이라고 운을 뗐다. ‘우분투’란 낯선 표현을 소개하며 국민들은 이미 이런 정신에 익숙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국가적 위기, 국민적 고통 앞에서도 정치는 잘 바뀌지 않았고 상대를 골탕 먹이는 일이 정치인 것처럼 비치곤 했다”고 반성했다. 이어 “이제 달라지자”며 “국난을 헤쳐나가는 동안에라도 정쟁을 중단하고 통합의 정치를 실천하고, 국민과 여야에 함께 이익 되는 윈윈윈의 정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저부터 노력하겠다”고 각오했다.

앞서 이 대표는 취임 직후에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과 만나 여야의 총선 공통공약 입법화라는 '정책협치'를 제안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재차 “정치에서 경쟁은 피할 수 없지만 경쟁도 정치싸움을 넘어 정책경쟁과 협치로 발전시킬 수 있다”며 “정책협치를 통해 정무협치로 확대해 갈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여야의 공동 입법 추진 예로 △감염병 전문병원 확충 △벤처기업 지원 △여성 안전 △경제민주화 실현 △청년의 정치참여 확대 △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내놓았다.

국민의 힘은 반색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협치 민주당’을 기대한다”고 긍정 평가를 내놨다. 그러면서도 “명심할 것은 집권여당의 독선과 폭주 속에 국가재정이 위기라는 사실”이라거나 “문재인 정부의 독선과 과감하게 단절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행동으로 보여주시길 기대한다”는 말로 적잖은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협치론을 띄운 이 대표의 앞날이 순탄치 만은 않아 보인다. 당장 국회 상임위원장 재배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극한 이견의 불씨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당장 이 대표부터 이날 이런 쟁점 사안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국민의힘의 공수처장 추천위원 추천 연기에 대해 “국회에서 통과된 법을 내가 찬성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키지 않는다면 그것은 의회민주주의의 자기부정이 된다”며 뼈 있는 말을 했다. 또 “저는 누구도 ‘반대를 위한 반대’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며 “그래도 만약 ‘반대를 위한 반대’가 있다면, 단호히 거부할 것”이라고도 힘을 줬다. 여야정 정례대화 역시 그간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거듭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돌파구 마련이 되지 않은 상황이다.

협치와 함께 이 대표는 이날 연설의 상당 부분을 미래 청사진 제시에 할애했다. 통상의 정치 연설과는 다른 감성적 표현을 십분 활용했다. 그는 꿈꾸는 대한민국을 행복ㆍ포용ㆍ창업ㆍ평화ㆍ공헌국가로 규정하며 "대전환의 시대에 대비하자"고 했다. 또 재난지원금 선별지금 논란에 관해서는 “더 어려운 국민을 먼저 돕는 게 연대이고 공정”이라고 말했다.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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