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동물 이슈] 목포 고양이 학대사건 “범행 장면 포착됐다” 수사 확대

1. 고양이 사체 9구가 나무상자에… 동물학대범 추적 중

24일 전남 목포시에 위치한 목포 고양이보호연합 보호소 앞에 놓인 못 박힌 나무상자(왼쪽). 보호소 관계자들이 나무상자를 뜯어내자 고양이 9마리의 사체와 간신히 생존한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다. 목포 고양이보호연합 제공

고양이 사체가 담긴 나무상자가 동물보호소 앞에 유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24일 목포 고양이보호연합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 따르면 이날 새벽 6시 30분경 전남 목포시 용당동에 위치한 동물보호소 앞에 한 나무상자가 발견됐습니다. 나무상자에는 못이 박혀 있어 쉽게 열 수 없었습니다. 단체 관계자들이 끌과 망치를 이용해 상자를 열어보니 그 안에는 고양이 9마리의 사체와 살아남은 1마리 새끼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목포 고양이보호연합 관계자는 동그람이와의 통화에서 “범인은 CCTV 사각지대에 나무 상자를 유기한만큼 매우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사건이 처음 전해질 당시 범행 시각은 새벽 3시에서 6시 30분 사이로 추정됐습니다. 보호소 봉사자 두 명이 새벽 3시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여기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보호소 봉사자 두 명 중 한 명이 ‘새벽 2시30분경 나무 상자를 발견했다’고 진술한 것이죠. 목포 고양이보호연합 관계자는 “이 봉사자는 보호소를 최초 방문한 봉사자라 주변 사정을 잘 몰랐다”며 “첫 발견 당시에는 인근에서 투기한 쓰레기인 줄로만 알고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다가 사건을 뒤늦게 전달받고 진술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새로운 진술을 토대로 보호소 관계자와 전남 목포경찰서는 사건 발생 시각을 새벽 2시경으로 추정하고 주변 CCTV를 다시 검토했습니다. 그 결과 누군가 나무상자를 놓고 가는 범행 장면을 확보했습니다. 다만, 주변이 어둡고 CCTV 화질이 좋지 않아 범인을 특정할 수는 없었습니다. 경찰은 현재 수색 범위를 넓혀 범인의 동선을 추적 중입니다.

사건 당시 생존해 있었던 새끼 고양이는 현재 동물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보호소 관계자는 고양이가 갇혀 있었던 당시의 트라우마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목포 고양이보호연합 제공

한편 이 사건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새끼 고양이는 현재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중입니다. 목포 고양이보호연합 관계자에 따르면 고양이는 탈수와 감기 증상을 앓고 있습니다. 관계자는 “고양이가 밥을 잘 먹고 있다가도 벽을 긁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나무 상자에 갇혔던 트라우마를 보이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2. 끝이 안 보이는 모리셔스 '기름 유출 사태'에 돌고래도 숨 막혔나

26일 모리셔스 해변에서 고양이고래 18마리가 폐사한 채 발견됐다. 그린피스 아프리카 트위터

지난달 25일 아프리카 동부에 위치한 모리셔스 섬에서 벌어진 ‘와카시오 호 기름유출 사고'를 기억하시나요? 일본 해운사 ‘쇼센미쓰이’(商船三井) 소속 화물선 ‘와카시오 호’가 모리셔스 해안에 좌초한 사건이죠. 사고 선박에는 5개의 연료탱크에 약 3,800여톤의 중유가 실려 있었습니다. 이번 사고로 그중 1,000여톤의 중유가 바다에 유출됐습니다.

와카시오 호는 사고 당시 섬 가까이에서 항해하고 있었습니다. 이를 본 모리셔스 해안 경비대가 경고 신호를 보냈지만, 이를 무시하고 항해를 계속하다 암초에 걸린 게 사고 원인이었습니다. 사고 이후 해양 오염 행위로 현지에서 체포된 와카시오 호 선장은 “무선 인터넷 연결을 위해 섬 근처에 접근했다”며 근접 항해를 한 이유를 설명해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사고 이후 중유 유출이 계속되자 모리셔스 정부는 7일 환경 비상사태를 선포해야 했습니다. 지금까지도 모리셔스 당국은 해안가에 떠내려오는 기름을 수거하는 중입니다. 현지에서는 사고를 수습하는 데 수십년이 걸릴 수 있다는 어두운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 사고가 이번 주에 다시 조명됐습니다. 모리셔스에서 의문의 ‘돌고래 떼죽음’ 사건이 발생한 까닭입니다.

AP통신에 따르면 모리셔스 수산부는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동남쪽 해안으로 고양이고래 18마리가 떠밀려와 숨졌으며, 이들 중에는 상처를 입은 개체들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고양이고래는 참돌고래과에 속하는 돌고래의 일종으로, 주로 열대 아열대 기후의 심해에서 서식합니다.

사건 직후 주민들은 “기름유출 사고가 돌고래의 집단 폐사에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며 분노했습니다. 집단 폐사 사건 직전인 24일 모리셔스 당국이 반으로 동강난 와카시오 호의 뱃머리를 바다에 수장시킨 게 돌고래 떼죽음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돌고래 사체를 발견한 한 주민은 영국 BBC를 통해 “뱃머리를 가라앉힌 장소는 돌고래 서식지”라며 “많은 환경단체, 어민, 전문가들이 돌고래의 고향에 (뱃머리를) 침몰시키면 안 된다고 지적했는데 당국이 또 한 번 나쁜 결정을 했다”고 쏘아붙였습니다.

26일 모리셔스 해변에서 발견된 고양이고래의 사체. 모리셔스 정부는 '기름 유출 사고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환경단체들은 쉽게 단정할 수 없다며 정밀 조사를 촉구했다. 그린피스 아프리카 트위터

비난이 일자 모리셔스 당국은 “돌고래 사체들을 부검한 결과 호흡기관 등에서 탄화수소가 검출되지 않았다”며 기름유출 사고와의 연관성을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이 없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모리셔스 해양보존협회'(MMCS) 소속 활동가 오언 그리피스는 2005년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면서 “고양이고래들이 물고기 떼를 쫓다가 기름으로 뒤덮인 해수면 때문에 길을 잃어 바닷가로 헤엄쳐 왔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도 이번 돌고래 집단 폐사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정밀 조사에 나서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린피스 아프리카 지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모리셔스 국민들과 생태계에 매우 비통하고 충격적인 하루였을 것”이라며 “기름유출은 장기적으로 고래, 거북, 바닷새를 비롯해 다양한 해양생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3. “맹견은 아니지만…” 풍산개 개물림 사고에 벌금형

풍산개와 산책 도중 이웃 주민을 물어서 기소된 반려인 이모씨가 27일 과실치상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게티이미지뱅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풍산개가 이웃 주민을 물어 다치게 한 사건에 대해 법원이 반려인의 ‘입마개 미착용’ 책임을 물어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2부(부장판사 송혜영, 조중래, 김재영)는 27일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풍산개 반려인 30대 이모씨의 항소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내린 1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이씨는 2018년 7월 서울 종로구의 한 길가에서 반려견과 산책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씨의 반려견이 맞은편에서 다른 반려견과 산책중이던 A씨를 공격한 것이죠. 처음 풍산개의 공격 대상은 A씨의 비숑 프리제 종 반려견이었습니다. 그런데 A씨가 이 공격을 저지하려다 풍산개에게 옆구리를 물린 것이죠. 심지어 이씨의 반려견은 사고가 발생하기 몇 달 전에도 이씨의 손가락을 물어 구멍이 날 정도의 상처를 입혔습니다.

이씨는 입마개를 하는 등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소됐습니다. 하지만 이씨는 재판에서 “풍산개는 동물보호법상 맹견이 아니라 입마개를 할 의무가 없으며, 개를 통제하지 못한 데 과실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씨의 주장은 언뜻 보면 일리가 있습니다. 현재 동물보호법상 맹견은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로트와일러 등 5종과 그 잡종으로 규정돼 있으니까요. 그런데도 이씨는 벌금을 선고받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법원은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할 때는 개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해 사고를 미연해 방지해야 할 주의 의무가 있다'고 벌금형 선고 취지를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1심 재판부는 “맹견의 종류에 대해 동물보호법에서는 맹견의 종류로 ‘그 밖에 사람을 공격해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은 개’를 규정하고 있기도 하다”면서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할 때는 개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해 자신의 개가 사람을 무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할 주의 의무가 있다”고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취지를 밝혔습니다.

이씨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 역시 “입마개를 할 동물보호법령상의 의무는 최소한의 주의 의무”라며 “일반적으로 개가 흥분하면 사람을 물 가능성이 있으므로 산책을 할 때는 혹시 일어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입마개를 하거나 동등한 효과가 있는 다른 조치를 취할 이유가 있다”며 원심을 유지한 이유를 내놓았습니다.

정진욱 동그람이 에디터 8leonardo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