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빨간 원피스' 류호정 의원에 "감사하다" 말한 까닭은

입력
2020.08.0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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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의원 비판받자 "국회는 다른 모습 허용돼야" 옹호
류의원 "원피스와 비난이 공론의 장 열었으면 한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빨간색 원피스 차림으로 등장했다. 뉴시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빨간색 원피스 차림으로 등장했다. 뉴시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류호정 정의당 의원을 향해 "국회의 과도한 엄숙주의와 권위주의를 깨 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5일 말했다. 류 의원은 전날 본회의장에 '빨간 원피스' 차림으로 등원, 그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고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나는 류 의원의 모든 생각에 동의하지는 않는다. 나와 생각이 다른 점들이 꽤나 많기 때문"이라면서도 "하지만 그녀가 입은 옷으로 과도한 비난을 받는 것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회는 그렇게 다른 목소리, 다른 모습, 다른 생각들이 허용되는 곳이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은 복장을 이유로 류 의원에게 쏟아진 과도한 뭇매를 겨냥한 것이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100만 당원' 페이스북 그룹에서는 류 의원이 본회의장을 나서는 사진과 함께 "때와 장소에 맞게 옷을 갖춰입는 것도 상대방에 대한 예의"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에 일부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의원 선서 시 하얀 바지 차림을 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복장은 문제가 안 된다'고 옹호했으나, 수위 높은 성희롱 성 비판 댓글도 적지 않았다.

정의당 "지금은 2020년임을 말씀드린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상무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상무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정의당에서는 이날 조혜민 대변인이 논평을 통해 "류 의원을 향한 비난이 성차별적인 편견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조 대변인은 "의정 활동에 대한 평가가 아닌 여성 정치인의 외모, 이미지로 평가함으로써 정치인으로서의 ‘자격 없음’을 말하려고 하는 행태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상대에게 고압적으로 소리치는 것은 국회의 당연한 모습이 되고 원피스를 입은 게 문제시되는 작금의 현실에 유감을 표하며 지금은 2020년임을 말씀 드린다"고도 꼬집었다.

류 의원 역시 자신의 복장에 대해 "이렇게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게 진보 정치인이 해야 할 일 아닐까"라고 했다. 류 의원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저의 원피스로 공론장이 열렸다고 생각한다. 여성 청년에 쏟아지는 혐오발언이 전시됨으로써 뭔가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겠냐”고 했다. 그는 또 "양복을 입었을 때도 그에 대한 성희롱 댓글이 있었다"고 전했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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