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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 "韓, 영변ㆍ강선 시설 폐기로 북미간 중재했으나 불발"

입력
2020.07.22 10:27
수정
2020.07.2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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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훈 본부장 지난달 방미 시 중재자 역할 제안
"北으로부터 '영변+α' 이끌어내겠다" 미에 설명
미, ICBM 제조시설 관련 목록 등 추가 조건 제시
北 "경제 제재 명확한 입장 없으면 대화 무의미"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회담을 마치고 나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외교부 사진공동취재단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회담을 마치고 나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외교부 사진공동취재단


한국 정부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방한을 계기로 북미 비핵화 협상을 중개하려고 했으나 불발됐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이날 한미일 소식통을 인용,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지난달 미국 방문 당시 비건 부장관을 만나 한국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중개자 역할을 적극적으로 담당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미국은 비건 부장관이 방한 (이달 7~9일) 당시 북한과 판문점에서 접촉하는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한국 측과 북미 정상회담 개최 조건을 논의했다.

한국은 협상 방식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실무자 협의를 거듭하기 보다 톱다운 방식의 해결을 거론했다. 또 한국은 북한을 설득해서 영변 핵시설 폐기 외에도 비핵화 조치를 추가하는 '영변+α(알파)'를 끌어내겠다"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알파의 내용으로는 평양 인근 강선에 있는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을 거론했다.

미국 측은 이에 "강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제조 시설로 보이는 산음동 연구시설의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목록 제출 △모든 핵 개발 계획의 포괄적 신고 및 미국과 국제사찰단이 완전한 형태로의 현지 방문 △모든 핵 관련 활동 및 새로운 시설 건설 중기 등 3가지 추가 조건을 제시했다.

한국은 이 같은 미국의 요구를 뭍밑 접촉을 통해 북한에 전달했으나, 북한은 이를 거부했다.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이 없는 한 북미대화는 무의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에 비건 부장관의 방한 당시 북미 접촉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2월 북미 간 '하노이 노딜' 당시에도 북한은 영변 핵 시설 폐기에 따른 경제 제재 해제를 요구했으나, 미국은 영변+α를 요구하면서 결렬된 바 있다.

요미우리는 이에 대해 "북미간 입장 차이가 여전히 커서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이전 북미 정상회담의 실현은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비건 부장관은 이번 방한에서 "앞으로도 한미 워킹그룹은 계속한다"는 명확한 입장을 전하고 북한을 독자적으로 지원하려는 한국을 견제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한미워킹그룹은 △비핵화 △남북협력 △대북제재 문제 등을 조율하는 실무협의체로 이 본부장과 비건 부장관이 양측의 수석대표를 맡고 있다.

도쿄= 김회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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