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박찬호 이어 박세리까지... 중기부와 스포츠 스타의 궁합

입력
2020.07.2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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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오른쪽)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0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열린 '스마트대한민국펀드 출범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세리(오른쪽)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0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열린 '스마트대한민국펀드 출범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찬호(47)와 박세리(43), 박지성(39).

개척자를 뜻하는 '파이오니아(pioneer)'는 중세 라틴어 'pedo(넓은 발을 가진 사람)'라는 말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두 다리의 힘만으로 황무지를 일궈 쓸모 있는 땅으로 만든다는 의미에서 보면 위에 언급한 세 명은 한국 스포츠에 한 획을 그은 영웅인 동시에 '개척자'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박세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한국인 1호 선수로 1998년 US오픈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연장 18번 홀에서 양말을 벗고 맨발로 연못에 들어가 샷을 한 장면은 한국 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힙니다. 박찬호 역시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거로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당시 전성기를 구가하며 박세리와 함께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겼습니다.

'두 개의 심장'으로 알려진 박지성은 2002년 한ㆍ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으로 2005년 세계 최고의 명문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 입단하며 한국 최초의 프리미어리그(잉글랜드 프로축구) 진출이라는 기록을 세웁니다. 지금이야 손흥민(28ㆍ토트넘)이 단연 대세지만 3040세대들은 박지성이 출전하는 맨유 경기를 보기 위해 밤잠을 설친 기억, 다들 있을 겁니다.


'브랜드K' 홍보대사 박지성이 대한민국 동행세일 틱톡 챌린지에 참여해 ‘동행나비’ 손모양을 그리고 있다. 틱톡 영상 캡처

'브랜드K' 홍보대사 박지성이 대한민국 동행세일 틱톡 챌린지에 참여해 ‘동행나비’ 손모양을 그리고 있다. 틱톡 영상 캡처


이렇듯 뚜렷한 족적을 남긴 세 스타와 중소벤처기업부라는 또 하나의 연결고리가 화제입니다.

박지성이 지난 해 '브랜드K' 홍보대사를 맡았고 박찬호가 지난 6월 'K-유니콘 서포터즈' 홍보대사에 위촉된 데 이어 20일 박세리가 스마트대한민국펀드의 명예 출자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스마트대한민국펀드는 중기부 등 정부가 스타트업 육성과 디지털 전환을 위해 조성하는 민관합동 벤처펀드입니다. 브랜드K는 혁신적인 제품을 가졌으면서도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들의 해외 판로 확보를 위해 중기부가 만든 브랜드입니다. 한국의 대표 유니콘(자산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을 키우겠다는 K-유니콘 역시 중기부 역점 사업이죠.

때문에 관가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섭외력'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마당발 박영선 장관의 인맥 덕 아니냐'는 추측도 있는데요 박 장관은 로스앤젤레스(LA) 특파원 시절 박찬호를 직접 인터뷰 한 것 말고는 이들과 특별한 인연은 없다고 하네요. 다만 외국은 유명 선수나 연예인들의 스타트업이나 벤처 투자가 일반화돼 있는 만큼 오래 외국 생활을 한 박세리나 박찬호 역시 이런 문화에 익숙할 거란 분석이 나옵니다.


K-유니콘 서포터즈 홍보대사 위촉식에 기념촬영을 한 박영선(왼쪽)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박찬호(가운데). 중기부 제공

K-유니콘 서포터즈 홍보대사 위촉식에 기념촬영을 한 박영선(왼쪽)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박찬호(가운데). 중기부 제공


무엇보다 스포츠 영웅을 잇달아 섭외할 수 있는 가장 큰 비결은 바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라고 합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돕는다고 하면 스타들 열 명 중 아홉 명은 흔쾌히 수락한다"는 게 중기부 관계자 귀띔입니다. 얼마 전 정부 주도 소비 촉진 행사였던 '대한민국 동행세일'의 테마 음악이 가수 송창식의 '우리는'이었죠. 송창식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들어하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도우려 한다는 취지를 듣더니 별도 저작권료 없이 곡을 써도 좋다고 단박에 "오케이" 했다고 합니다.

부디 이런 행사들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의 진짜 든든한 울타리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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