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폐업하는 소상공인 속출하는데... '춤판' 워크숍 벌인 소공연

입력
2020.07.05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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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ㆍ국민, 거센 분노 쏟아져... 최저임금 관련 기자회견도 전격 취소

소상공인연합회가 최근 불거진 '춤판 워크숍'과 관련해 뒤늦게 사과했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진은?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소공연 사무실에 부착된 로고. 한국일보 자료사진

소상공인연합회가 최근 불거진 '춤판 워크숍'과 관련해 뒤늦게 사과했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진은?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소공연 사무실에 부착된 로고. 한국일보 자료사진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예산을 지원 받는 법정 경제단체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가 최근 불거진 '춤판 워크숍'과 관련해 뒤늦게 사과했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결국 소공연은 최저임금 관련 기자회견도 전격 취소했다.

5일 소공연은 "6일 오전 예정됐던 최저임금 관련 기자회견 대신 보도자료 형태로 입장을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소공연은 지난 달 말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내년 최저임금 차등적용 방안이 부결된 것에 대해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지만 전격 취소했다. 

최근 불거진 '술판 워크숍'과 관련해 비난이 쏟아지자 부담스러워 아예 기자회견을 취소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소공연은 지난 달 25일부터 26일까지 강원도 평창 리조트에서 '전국 지역조직 및 업종단체 교육ㆍ정책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 행사에는 전국의 소공연 회원 대표 200여명이 참석했다. 연합회는 관련 보도 자료에서 "워크숍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에 빠진 소상공인 활성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진력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언론 등을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는 소공연이 코로나19로 고통 받는 자영업자들을 대표하는 단체가 과연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의 모습이 공개됐다.

워크숍 참석자들은 술을 마시고 춤추고 노래하는가 하면 술잔을 들고 의자 위에 올라가기도 했다. 무대에서는 걸 그룹의 흥겨운 공연이 펼쳐졌다. 사회적 거리 유지나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모습도 찾기 힘들었다.

코로나19로 폐업하는 상인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소공연이 '술판' '춤판'을 벌였다는 소식에 소상공인, 누리꾼들은 일제히 분노를 쏟아냈다. 이들의 비난 글로 소공연 홈페이지가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배동욱 소공연 회장은 지난 3일 회원들에게 사과문을 발송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소상공인들과 국민 여러분께서 겪는 고통과 사회적 분위기와 배치되는 부분이 일부 있었는데 사려 깊지 못했다"며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다만 그는 "워크숍은 하루 2~3회 이상 회의실 방역 소독 등으로 정부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열렸다"며 "워크숍 전체가 여흥 위주로 흐른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여전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세금으로 술판이라니' '워크숍 명목으로 아이돌 불러 술판을 벌여? 연합회도 우리 소상공인처럼 폐업 청원 들어간다'는 등 격앙된 반응이 계속되고 있다.

소공연은 지난 2014년 설립된 소상공인 권익을 보호하는 법정 경제단체다. 중기부는 지난해 25억원, 올해 29억원 등의 국가 예산을 소공연에 지원했다.

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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