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집과 도로 폭삭... 인도네시아 산사태 현장

입력
2020.07.03 15:59
수정
2020.07.03 16:12

주택 9채 파손, 이재민 60명, 도로 180m 끊겨

요란한 비명이 가득하다.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다)" "라 하울라 왈라 쿠와타 일라 빌라(알라의 능력 외에 다른 능력은 없다)" 감탄사가 터지는 사이 집과 도로가 산사태에 밀려 폭삭 주저앉았다. 순식간에 벌어진 재난 앞에 비명은 더 커졌다.

지난달 26일 오후 4시쯤 인도네시아 남부술라웨시주(州) 팔로포의 바탕 마을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주택 9채가 파손되고 도로 180m가량이 끊겼다. 50억루피아(4억여원)로 추산되는 재산 피해를 냈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재민은 60여명이다. 일주일 전 같은 지역에서 비슷한 산사태가 발생해 미리 대피한 덕이다.

산사태 직후 집과 도로가 파괴된 모습. 동영상 캡처

산사태 직후 집과 도로가 파괴된 모습. 동영상 캡처


지역 재난관리당국은 이번 산사태가 폭우와 잦은 지진으로 인해 지각 구조가 불안정해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팔로포 일대는 산사태 고(高)위험 지역에 속한다. 5,000여명의 주민들이 산사태 공포와 더불어 살고 있다. 이번 산사태로 끊긴 도로는 곡창지대인 토라자에서 생산한 농작물을 항구로 운반하는 주요 이동경로다. 지방정부는 우선 산사태로 떠밀려간 곳에 비상 다리를 건설할 예정이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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