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1층서 음식 받아 현관까지 배달한다

입력
2020.07.03 13:21

우아한형제들-한화건설, 음식배달 로봇 운영 계약
내년 2월 '포레나 영등포'에 첫 도입
시범 서비스 후 호텔, 회사 건물 등에도 확대

내년 2월 서울 시내 아파트에서 음식배달을 수행할 우아한형제들의 로봇 '딜리타워'. 사진은 지난해 10월 우아한형제들 본사에서 딜리타워 시범서비스 당시 모습. 우아한형제들 제공

내년 2월 서울 시내 아파트에서 음식배달을 수행할 우아한형제들의 로봇 '딜리타워'. 사진은 지난해 10월 우아한형제들 본사에서 딜리타워 시범서비스 당시 모습. 우아한형제들 제공


아파트 입구에 도착한 음식 배달원이 1층 공동현관에서 기다리는 배달로봇에 음식을 전달한다. 로봇은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호출해 주문자의 층수까지 이동하고 현관문에서 문자로 음식 도착을 알린다.

내년 2월 로봇이 내 집 현관까지 음식을 배달해 주는 일이 현실이 된다. 배달의민족을 운영 중인 우아한형제들이 한화건설과 손잡고 신규 입주단지에 배달로봇 '딜리'를 적용하기로 했다.

우아한형제들은 한화건설과 로봇배달 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한화건설의 신규 입주단지 '포레나 영등포'에서 내년 2월부터 딜리 시범 서비스에 들어간다고 3일 밝혔다. 지금까지 우아한형제들 사옥에서 시범 서비스를 운영한 적은 있지만, 일반 거주민들이 사는 아파트에 음식배달 로봇이 적용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딜리타워가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이동하는 모습. 우아한형제들 제공

딜리타워가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이동하는 모습. 우아한형제들 제공


배달로봇의 정식 명칭은 '딜리타워'다.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는 게 가능해 고층 빌딩 안에서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담은 이름이다. 배달원은 주문번호를 입력해 딜리 적재함을 연 뒤 음식을 담게 되고, 딜리와 현관에서 만나는 주문자는 미리 설정한 개인번호 4자리를 딜리 스크린에 눌러 적재함에서 음식을 꺼내면 된다.

딜리타워가 달리게 될 포레나 영등포는 지하 5층, 지상 30층, 총 3개동으로 아파트 182세대, 오피스텔 111실로 구성돼 있다. 층수와 세대수를 고려하면 딜리타워는 시간당 최대 6건의 배달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입주자들의 시범서비스 만족도가 높으면 양 측은 본격적인 상용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윤현준(왼쪽) 우아한형제들 부사장과 윤용상 한화건설 건축사업본부장이 배달로봇 서비스 도입 업무협약서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제공

윤현준(왼쪽) 우아한형제들 부사장과 윤용상 한화건설 건축사업본부장이 배달로봇 서비스 도입 업무협약서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제공


음식배달 로봇은 비대면 배달을 선호하는 고객들의 편의를 높여줄 뿐 아니라 배달원이 직접 높은 층까지 올라갈 필요가 없어 업무 효율도 높일 수 있다는 게 우아한형제들 측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10월 우하한형제들이 지상 19층 규모의 서울 송파구 본사 건물에서 딜리타워를 운영해본 결과 당시 배달원이 배달하는 데 걸린 시간은 기존 대비 5~16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윤현준 우아한형제들 신사업 부문장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보안 강도가 높고 건물 구조가 복잡해 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고, 결과적으로 배달 시간도 늘어났다"며 "이번 시범서비스를 시작으로 공동주택 딜리 공급을 확대하고 호텔이나 오피스로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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