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에 72마리뿐인 자바코뿔소의 진흙 목욕

입력
2020.07.02 10:54

장식용, 한약 재료로 뿔 탐하는 밀렵 탓에 절멸 위기

자바코뿔소. 우중쿨론국립공원 홈페이지 캡처

자바코뿔소. 우중쿨론국립공원 홈페이지 캡처


가장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한 자바코뿔소가 인도네시아 한 국립공원 감시 카메라에 모습을 드러냈다. 야생에 서식하는 70여마리 중 한 마리다.

2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반텐주(州) 우중쿨론 국립공원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7세 수컷 자바코뿔소가 진흙 목욕을 하는 장면이 담겼다. 30초 분량의 동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올라가 있다. 자바코뿔소는 진흙 웅덩이 안에서 구르고 진흙탕을 즐기는 모습이다. 자바코뿔소는 진흙 목욕을 통해 햇볕, 곤충 물림 및 기타 기생충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수분을 유지한다. 보통 하루에 두 번, 각 세 시간씩 진흙 목욕을 한다.

진흙 목욕을 즐기고 있는 자바코뿔소가 최근 국립공원 카메라에 잡혔다. 트위터 캡처

진흙 목욕을 즐기고 있는 자바코뿔소가 최근 국립공원 카메라에 잡혔다. 트위터 캡처


자바코뿔소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멸종 위기 적색 목록에 올릴 정도로 개체 수가 적다. 장식용 또는 한약 재료용으로 뿔을 탐하는 밀렵꾼들 때문에 수없이 죽었다. 지난해 기준 야생에 있는 자바코뿔소는 수컷이 39마리, 암컷 33마리로 추정된다. 몸길이가 3m, 몸무게가 2,000㎏이나 되는 자바코뿔소는 수컷 코뼈 위에 약 15㎝ 길이의 뿔이 1개 있어 외뿔코뿔소 또는 일각코뿔소라고도 불린다.

우중쿨론 국립공원은 자바코뿔소의 마지막 은신처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바코뿔소를 보호하기 위해 자바섬 서쪽 끝인 우중쿨론반도를 1958년 자연보호구역으로, 1980년 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 1991년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목록 중 자연공원으로 등록됐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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