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폐 손상 환자, 폐이식 국내 첫 성공

입력
2020.07.02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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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성심병원,? 폐 섬유화로 위중한 환자에게 폐이식수술

한림대성심병원에서 코로나19로 폐가 손상돼 폐이식 수술을 받은 50대 여성 환자가?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호흡근 운동을 하고 있다. 한림대성심병원 제공?

한림대성심병원에서 코로나19로 폐가 손상돼 폐이식 수술을 받은 50대 여성 환자가?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호흡근 운동을 하고 있다. 한림대성심병원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폐가 손상 환자에게 폐를 이식하는 수술이 국내에서 첫 성공했다.

경기 평촌시 한림대성심병원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폐가 손상된 50대 여성에게 폐이식수술에 지난달 20일 국내 첫 성공해 현재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코로나19 환자의 폐이식은 중국, 미국, 오스트리아 등에 이어 9번째 사례다.

환자는 2월 29일 코로나19에 확진된 뒤 4개월가량 입원했다. 환자는 확진 1주일 만에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인공호흡기와 인공심폐기인 에크모(ECMO)까지 써야 할 정도로 위독했다. 환자는 112일간 에크모를 이용했는데 코로나19 환자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이다.

폐이식을 받은 환자는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과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 항염증제 스테로이드 등을 썼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고 폐가 계속 나빠졌다. 입원 두 달이 지난  4월 27일 PCR검사에서 최종 음성이 나왔지만  폐가 심각하게 손상돼 위중한 상태였다.

환자의 폐는 곳곳에서 염증 반응이 일어나 섬유화가 거의 진행됐다. 병원 측은 “폐 기능이 너무 떨어져 에크모를 떼는 순간 사망할 위험이 높았다”며 “폐이식 밖에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폐이식 수술을 진행한  김형수 흉부외과 교수는 “환자 폐는 건강한 폐와 달리 작게 수축돼 있었고  돌덩이처럼 딱딱했다”고 했다.

폐이식 수술 후 환자에게 특별한 거부 반응은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현재 안정적인 상태로 에크모 없이 자가 호흡을 하면서 호흡 재활운동을 하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중국에서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환자에게 폐이식수술을 한 데 이어 유럽, 미국 등에서도 수술 사례가 잇따라 보고됐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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