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물러선 이순재 "도의적 책임 느낀다"... 매니저들은 진실공방 중

입력
2020.06.30 22:00

이순재가 SBS '8 뉴스'를 통해 "도의적인 책임감을 느낀다"는 입장을 전했다. SBS 화면 캡처


매니저에 대한 '갑질' 논란에 휘말린 원로배우 이순재(85)가 이와 관련한 SBS 보도를 두고 "과장된 편파보도"라고 주장했다가 "도의적인 책임감을 느낀다"며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법적 대응을 밝힌 소속사와 달리 법적 다툼은 하지 않겠다고 했고, 해당 매니저 A씨에게 사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자회견도 열지 않기로 했다. 

이순재는 30일 오후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보도가 나가기 전) 아내가 잘못한 사실을 확인했고 매니저를 따로 만나 미안하다고 사과했다"면서 "(보도 내용에 대해)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원인 제공은 우리가 했고 법적인 문제로 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연에매체 OSEN과의 인터뷰에선 "큰 충격을 받아 7월2일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했지만 몸이 좋지 않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재차 "김씨를 다시 만나 직접 사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9일 'SBS 8 뉴스'는 이순재의 전 매니저 A씨가 두달간 주당 평균 55시간 추가수당 없이 일했으며 쓰레기 분리수거, 생수통 운반, 신발 수선 등 이순재 가족의 허드렛일까지 떠맡아 머슴살이 하듯 일했다는 주장을 보도했다. A씨는 4대 보험 미가입 문제를 제기하자 부당해고를 당했다고도 했다.

이순재의 소속사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SBS 보도 내용은 많은 부분이 사실과 다르게 왜곡됐다"며 "이 보도가 이순재의 명예를 크게 손상시켰다고 보고 엄정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A씨는 "내게 또다른 녹취록이 있다”며 “왜 다른 사람들까지 끌어들여 거짓말쟁이로 만드나"고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보도 내용은 내가 제보한 것보다 훨씬 순화한 것"이라면서 이순재의 아내가 테니스 선수인 18세 손주가 집에 있는데도 자신에게 택배를 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순재가 자신에게 사과하는 대신 "지금까지 다른 매니저들은 다 해왔는데 왜 너만 유난 떠느냐는 식으로 말했다"고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순재는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자신의 아내가 A씨에게 몇차례 개인적인 일을 부탁한 적이 있다고 인정한 뒤 그 사실을 알고선 아내에겐 주의를 줬고 A씨에겐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A씨에게 막막을 한 적은 없으며 해고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순재는 A씨나 SBS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지 않기로 했고 기자회견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A씨가 강하게 반발하는 사이 A씨 이전에 이순재의 매니저로 일했던 B씨는 이순재를 두둔하고 나섰다. 올해 4월까지 1년6개월간 매니저로 일했다는 B씨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이순재가 "누굴 머슴처럼 부리거나 부당하게 대우할 사람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연로한 부부만 생활하다 보니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서 생수병이나 무거운 물건은 옮겨드렸고 쓰레기 분리수거를 가끔 해준 것도 사실이지만 노동착취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자신이 이순재 부부를 돕고 싶어 자진한 일이었다는 것이다. 

이순재 측은 SBS에도 꼬리를 내렸다. 30일 'SBS 8 뉴스'는 이순재가 SBS 취재진에게 도의적인 책임감을 느낀다며, 관행처럼 여겨왔던 매니저의 부당한 업무가 사라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순재의 소속사는 현재 후속 입장문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연예인 매니지먼트 업무와 관련해 잘못된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매니저 C씨는 "하루 종일 연예인과 함께 다니는 로드 매니저의 경우 근로 시간이 일정치 않고 사적인 일까지 떠맡는 경우가 많아 업무 범위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정해진 규정에 따라 계악을 맺고 이를 지킬 수 있도록 업계도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로드 매니저로 일하다 연차가 쌓여 실장급이 되고 대표가 되면 관행이라면서 신입 매니저에게 부당한 업무를 시키기도 한다"며 "이제는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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