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생산 2개월 연속 '폭삭'... 코로나 쇼크 바닥은 언제쯤?

입력
2020.06.30 14:51
수정
2020.06.30 16:10

소비는 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 "재난지원금 영향"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해외 자동차 판매 감소로 휴업에 들어간 경기도 광명시 기아자동차 소하리 공장의 최근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해외 자동차 판매 감소로 휴업에 들어간 경기도 광명시 기아자동차 소하리 공장의 최근 모습.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제조업 생산이 2개월 연속 급감했다.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지난 4월에 이어, 지난달 더 바닥으로 떨어진 것이다. 제조업 쇼크의 여파로 5월 경기지수는 서비스업 생산, 소매판매가 개선되고도  외환위기 수준으로 떨어졌다.

제조업 생산 6.9%↓... 2개월 연속 급감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6.7% 급감했다. 광공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이  6.9% 감소한 영향이 컸다.  두 지표 모두 지난 4월 각각 6.7%, 7.0%씩 감소했지만 5월에도 비슷한 수준의 감소세를 이어간 것이다. 지난 4월에도 광공업과 제조업 생산 감소폭은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2월 이후 11년 4개월 만에 가장 컸었다.

생산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품목은 자동차였다. 전월 대비 21.4%, 전년 동월 대비 35.0% 급감했다. 올 3월 93.6(2015년=100 기준)까지 올라갔던 자동차 생산지수는 지난달 63.4까지 미끄럼틀을 탔다.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자동차 핵심 부품 와이어링하니스 수급에 애로가 있었던 올해 2월(64.1)보다도 낮은 수치다. 반대로 반도체 생산은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전월 대비 10.8% 증가했다.

2개월 연속 제조업이 크게 위축된 것은 세계  각국의 경제 봉쇄 조치로 수출이 크게 부진했기 때문이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해외에선 코로나19 확산이 3월 시작돼 4월부터 크게 영향을 미쳤다"면서 "수출이 4월부터 크게 감소해 제조업 위축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재난지원금 덕, 소매판매는 전년 수준 회복

다만 서비스업 생산이 전월 대비 2.3% 증가하면서 전산업 생산 감소폭은 1.2%로 그나마 선방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국내 신규 확진자 수 증가폭 둔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과 맞물려 숙박ㆍ음식점업(14.4%), 예술ㆍ스포츠ㆍ여가(10.0%) 등을 중심으로 개선됐다. 그러나 운송업 등 코로나19 피해가 여전해 전년 수준은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흐름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4월(5.3%)에 이어 5월에도 4.6% 증가하며 생산 쪽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긴급재난지원금이 5월부터 본격 지급되면서 전문소매점(10.5%), 슈퍼마켓ㆍ잡화점(2.2%) 등에서 소비가 늘어난 덕분이다. 또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으로 승용차 소비 역시 7.6% 증가했다. 하지만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었던 대형마트 소비는 10.6% 감소하는 등 일부 부작용도 감지됐다.

경기지수는 21년여 만에 최저

내수 분야의 선전에도 제조업 추락이 계속되면서 종합적인 경기지수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8포인트 떨어진 96.5를 기록했다. 이는 외환위기 때였던 1999년 1월(96.5) 이후 21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0.3포인트 떨어져 2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안형준 심의관은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외환위기 수준이란 것은 우리 경기가 장기 추세에서 그만큼 많이 벗어나 있다는 뜻"이라며 "다만 충격의 강도는 외환위기를 따라가지 못하고 금융위기 수준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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