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형·중고폰 '보험 사각지대' 해소한다

KT, 이통사?최초 중고폰 보상 상품 마련
보험 사각지대 휴대폰도 파손 등 보장
"중고폰 시장 성장 추세 발맞춰 보험 출시"

게티이미지뱅크

그동안 개통한 지 오래된 구형 휴대폰이나 중고로 산 휴대폰을 쓰는 사람들은 파손 시 수십만원에 이르는 수리비를 고스란히 부담하는 수밖에 없었다. 대부분 고객은 휴대폰을 구입한 이동통신사에서 개통을 진행하면서 보험 상품에 가입하게 되는데, 이통사 보험은 중고폰과 구형폰 가입을 받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이용자들의 혜택을 강화하기 위해 KT가 보험 상품을 손질한다. '개통 후 30일 이내'로 제한된 보험 가입 가능 기간을 1년으로 대폭 늘리고 중고폰으로도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을 새로 출시한다. 중고폰도 가입 가능한 보험 상품은 이통 3사 중 최초다.

29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KT는 30일부터 신규 단말 보험 상품 '중고안심'을 운영한다.

통신사의 단말 보험은 스마트폰이 분실 또는 파손됐을 때 가입자는 자기부담금만 지불하고 나머지 손해액을 보상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스마트폰 출고가가 100만원을 훌쩍 넘기면서 보험에 가입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휴대폰 보험 가입자 수는 1,200만명에 육박한다.

하지만 중고폰 이용자들에게 보험은 '그림의 떡'이다. 기존 이통 3사 보험 상품은 개통 이력이 없는 새 휴대폰만 대상으로 하며, 가입 시점도 개통 후 30일 이내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중고폰은 애초에 가입이 불가능하다. 이통사들은 이미 기기가 파손된 상태에서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 등을 걸러내기 위해 가입 가능 기기와 시기를 깐깐하게 제한해 왔다.

KT '중고안심' 보험상품 주요 내용

반면 KT 중고안심은 A타입과 B타입 두 가지로 구성돼 있으며, 중고폰 이용자들은 B타입에 가입하면 된다. 가입 시점부터 24개월 동안 파손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보상 한도는 40만원(자기부담금 30%)이다.

A타입은 가입 시점을 놓친 이용자들을 위한 상품이다. 개통 후 30일이 지났더라도 1년 안에만 가입하면 24개월 동안 파손뿐 아니라 분실에 대한 보상도 받을 수 있다. 보상 한도는 아이폰이 100만~150만원(자기부담금 30%), 아이폰 외 기종이 85만~100만원(자기부담금 25%)이다. 휴대폰 제조사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배터리 기능 저하 교체 확인서'를 받으면 배터리 교체 보상 역시 가능하다.

가격 대비 성능을 따지는 소비 추세로 중고폰 시장이 꾸준히 성장 중이고 제품의 하자 여부를 자동 감지할 수 있는 기술도 마련돼 KT가 보험의 문턱을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을 고려해 중고안심은 매장 방문 없이 '마이 케이티' 앱으로 비대면 가입이 가능한데, 이때 화면의 특정 부위를 터치하라는 안내에 따라 액정을 누르면 앱이 액정 파손 여부를 자동 감지한다.

KT 관계자는 "중고폰의 경우 어느 정도의 생활 흠집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고안심 상품은 액정이 정상 작동하는지만 검증한 뒤 바로 가입된다"며 "새 휴대폰 여부에 관계없이 누구나 단말 보험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출시하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