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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도 모르는 담임에 카네이션…어른들의 학대에도 아이는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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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악행에도 아이는 따뜻함을 잃지 않았다. 포항의 한 아동보호시설에서 장기간 감금됐던 A(10)군은 학대 소식을 듣고 시설로 찾아 온 학교 담임에게 직접 종이를 오려 붙여 만든 카네이션을 내밀었다.
A군의 담임은 “찾아간 날이 마침 스승의 날인 5월15일이었는데 보자마자 그 자리에서 종이 카네이션을 만들어 줬다”며 “온라인 수업만 해 처음 얼굴을 봤고 많은 걱정을 안고 갔는데 아이의 따뜻함에 크게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담임은 지난 5월6일 한 통의 전화로 A군의 학대 사실을 알았다. 전화를 건 사람은 포항시 공무원이나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가 아닌 시설 내 실태를 처음으로 외부에 알린 내부고발자였다.
A군의 담임은 “곧바로 학교에 보고한 뒤 아이가 현재 어느 시설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파악에 들어갔다”며 “온라인 수업만 진행됐던 때라 연락을 못 받았으면 학대 사실을 전혀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A군은 지적장애 3급으로 포항의 한 특수학교에 재학 중이다. 지난 1일부터 등교개학에 맞춰 학교에 나와 수업을 받고 있다.
학교에는 담임 등 교사 일부만 아동학대 사실을 알고 있을 만큼 아이의 생활상은 예전과 별반 차이가 없다.
A군의 담임은 “가정에서 제대로 교육받지 못해 일반학교 아이보다 학습 상태가 뒤처질 뿐 가끔 고학년과 수업할 만큼 이해도가 높은 아이”라며 “학교측에서 일반학교 전학을 고민했을 정도로 똑똑하다”고 말했다. 이어 “감금됐던 아이가 맞는지 믿기지 않을 만큼 여전히 활발하다”며 “달라진 점이 있다면 ‘새로 지내는 곳에는 이것도 할 수 있고 저것도 할 수 있다’며 자랑을 많이 한다”고 했다.
A군에 이어 지난 15일 다른 아동보호시설로 함께 입소한 나머지 5명의 아이들도 바뀐 환경에 잘 적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새 아동보호시설 관계자는 “5명이 각 1명씩 분리돼 아파트처럼 생긴 공간에서 5~7명의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며 “종합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나 신체 발달 상태가 표준지표보다 떨어지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5명 모두 적응을 잘하고 활발히 지내는 편이다”며 “가장 어린 6살과 7살 아이는 중ㆍ고교생 형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할 정도로 잘 지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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