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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뒤에 숨은 김정은… 최후의 역할 남겨뒀나

입력
2020.06.1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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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남 총공세 와중 열흘째 잠행… 건강이상설 또 거론되기도

지난 8일 조선중앙TV에 등장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 조선중앙TV캡처ㆍ연합뉴스
지난 8일 조선중앙TV에 등장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 조선중앙TV캡처ㆍ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또 사라졌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지시를 비롯해 2주 가까이 대남 공세 전면에 나섰지만 그는 17일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다시 꿈틀대는가 하면 남북관계를 풀어갈 최후의 보루로 뒤에 빠져 있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의 공개 행보는 열흘 전인 지난 7일이 마지막이었다. 북한 매체들은 그가 이날 열린 노동당 제7기 13차 정치국 회의를 주재했다고 보도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대남 공세 선봉에 선 건 그에 앞선 4일 북한이탈주민단체 대북전단 살포 비난 담화를 통해서였다. 5일에는 노동당 통일전선부가 김 제1부부장이 대남사업 총괄자라는 것을 처음 확인했다. 그 후로 김 제1부부장의 활동이 오히려 두드러지는 양상이었다.

김 위원장은 같은 기간 동안 대남 문제 관련 공개발언을 하지 않고 있다. 정치국 회의 이후에는 아예 외부활동 모습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다만 김창섭 전 국가보위성 정치국장 빈소에 조화를 보냈다는 보도가 나온 정도다.

김 위원장의 잠행 이후 일각에서는 건강이상설이 다시 제기됐다. 지난 4월 노동당 정치국 회의 주재 뒤 3주 동안 공식석상에 등장하지 않아 중태설과 사망설 등이 떠돈 적이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16일(현지시간) “김여정의 급부상은 북한 지도자(김정은)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추측에 불을 지핀 놀라운 변화”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김 제1부부장의 행보는 김 위원장 지휘를 이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제1부부장도 13일 담화에서 “나는 (김정은)위원장 동지와 당과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나의 권한을 행사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결정적 순간을 위해 악역은 동생에게 맡겨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추후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정상 간 대응’은 자신의 몫으로 남겨둔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날 김 위원장이 국내 이동 때 주로 이용하는 고려항공 여객기가 평양을 출발해 북한 동해안 쪽으로 비행한 항적이 항공기 추적 사이트에 포착되기도 했다. 함경북도 나선지구의 행사에 김 위원장이 참석하거나, 함경남도 신포항에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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