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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달래기 관건은 미국… 전망은 비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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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로 시작된 북한의 공세가 결국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 폭파로 이어졌다. 북한은 추가 도발까지 예고해 둔 상황이지만 미국이 한반도 상황에 적극 개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대북제재 해제 등 북한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북한의 연이은 대남 공세는 결국 최종적으로 미국을 향해 있다는 해석이 많다. 17일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서는 이런 지점이 두드러졌다. 그는 “남조선이 ‘지루한 사대주의 타령’을 하느라 남북관계를 견인하지 못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북남합의보다 ‘동맹’이 우선이고 ‘동맹’의 힘이 평화를 가져온다는 맹신이 남조선을 지속적인 굴종과 파렴치한 배신의 길로 이끌었다”며 “오늘 북남관계가 미국의 롱락물(농락물)로 전락된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당국의 집요하고 고질적인 친미사대와 굴종주의가 낳은 비극”이라고 주장했다.
그 동안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 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미국이 설정한 ‘레드라인’을 넘지 않는 이상 미국도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해 왔다. 연락사무소 폭파에도 미국은 상황 유지에만 나설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미 국무부는 16일(현지시간) 북한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관해 “미국은 남북 관계에 대한 한국의 노력을 전폭 지지하며 북한이 추가로 역효과를 내는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는 기본적 입장만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미국은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전력투구 중인 데다 인종차별 반대 시위 등으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는 게 외교가의 전반적 분위기다. 11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북한에 선물을 내밀기 보다 더 강경 기조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공세 수위를 높인다고 해도 미국이 제재 해제에 응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 국내정치 문제에 도움이 된다면 한반도 문제에 개입할 테지만 미국으로선 득 될 게 없다는 판단”이라면서 “북한 도발에 군사 억지력을 제공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미국 우선주위에 어긋나고,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국내 정치적으로 이득이 아니라면 개입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대북제재 해제는 대통령 1인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하고 싶더라도 의회와 민주당의 반발에 부딪힌다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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