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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저를 친딸로 인정해 주세요” 해외 입양아, 친부 상대 친자확인 승소

입력
2020.06.1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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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입양인 중 최초로 국내 법원에 친생자 인지 소송을 내 승소한 강미숙(카라 보스)씨가 12일 서울가정법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외 입양인 중 최초로 국내 법원에 친생자 인지 소송을 내 승소한 강미숙(카라 보스)씨가 12일 서울가정법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37년 전 해외로 입양된 한인 여성이 친부를 뒤늦게 찾아 친자확인 소송을 걸어 승소했다. 해외 입양인이 국내 친부모를 상대로 친생자 소송을 내 승소 판결을 받은 첫 사례다.

서울가정법원 가사1단독 염우영 부장판사는 12일 카라 보스(38ㆍ한국명 강미숙)씨가 친부 A씨를 상대로 낸 친생자 관계 인지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강씨는 2살 때인 1983년 11월 충북 괴산군의 한 주차장에서 발견됐고, 다음해 9월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미국 미시간주 백인 가정에 입양됐다. 네덜란드 남성과 결혼한 강씨는 한국에 있을 친부모를 찾고자 계속 노력했고 2017년 3월 입양 34년 만에 한국에 돌아와 친부모를 수소문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강씨는 한국계 입양인들이 모여 DNA를 통해 친부모를 찾는 비영리단체에서 자신과 사촌관계일 가능성이 큰 유학생을 찾았다. 이를 단서로 유전자 검사를 했고, 친부일 확률이 99.9%에 달한다는 남성 A씨를 찾았다. 하지만 A씨는 강씨와의 만남을 거부했고, 결국 강씨는 지난해 11월 18일 법원에 A씨와 자신이 부녀관계임을 인정해 달라는 소송을 냈다.

재판을 위해 며칠 전 한국에 입국한 강씨는 이날 재판부가 “강씨는 A씨의 친생자임을 확인한다”고 판결하자 눈물을 흘렸다. 취재진과 만난 강씨는 "저는 아버지의 딸로 인정받은 것"이라며 “다행스럽게도 다음주 친부를 만나고, 어머니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친모가 '카라 보스'라는 영문 이름을 모르기 때문에 ‘강미숙’이라는 자신의 원래 이름을 꼭 알려줄 것을 언론에 부탁했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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