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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10 항쟁 33돌… ‘실질적 민주주의’ ‘평등 경제’ 화두 던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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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식서 “평등한 경제, 반드시 성취해야 할 실질적 민주주의”
‘포스트 코로나’ 국정 기조 삼을 듯… 집권 4년차, 격차 해소 등 중점
문재인 대통령은 6ㆍ10민주항쟁 33주년을 맞은 10일 “지속 가능하고 보다 평등한 경제는 제도의 민주주의를 넘어 우리가 반드시 성취해야 할 실질적 민주주의”라고 밝혔다. 올해 4ㆍ19혁명 기념식에서 제시한 “모든 국민의 삶을 보장하는 실질적 민주주의”와 5ㆍ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던진 “함께 잘 살 수 있는 세상”이란 화두를 ‘지속 가능한 평등 경제’로 구체화한 것이다. ‘평등한 경제를 통한 실질적 민주주의’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돌파해 나갈 국정 기조로 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의 옛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6ㆍ10민주항쟁 기념식에서 “다시 민주주의를 생각한다. 국민 모두 생활 속에서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는지 항상 되돌아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은 구체적 비전을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우리는 마음껏 이익을 추구할 자유가 있지만, 남의 몫을 빼앗을 자유는 갖고 있지 않다. 우리는 이웃이 함께 잘 살아야 내 가게도 잘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3대 경제정책 기조이면서도 사실상 후순위로 밀려나 있었던 ‘공정 경제’ 기조를 전면화하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위기 극복 과정에서 ‘격차 해소’ 문제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9일 국무회의에서도 “위기가 불평등을 키운다는 공식을 반드시 깨겠다. 오히려 위기를 불평등을 줄이는 기회로 삼겠다”며 ‘포용국가 기반 구축이 한국판 뉴딜의 궁극적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부가 전 국민 고용보험제 도입을 추진하고, 재계 등의 반발로 좌초했던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을 비롯한 ‘공정경제 3법’ 개정 재추진을 공식화 한 것도 이 같은 기조와 닿아 있다.
집권 4년차에 접어든 시점에서 ‘평등 경제’라는 개혁 과제를 내세운 데엔 문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ㆍ실질적 민주주의가 달성돼야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게 문 대통령의 평소 생각이다. 문 대통령은 10일 기념사에서도 “가정과 직장에서의 민주주의야말로 더욱 성숙한 민주주의”라며 “더 많은 민주주의, 더 큰 민주주의, 더 다양한 민주주의를 향해 가야 한다. 민주주의를 향한 길은 중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정국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위기로 대규모 실업이 예상되고, 빈부 격차 확대 등 양극화 심화가 우려되는 현실을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 당장 기본소득제 도입을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특히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앞선 3일 “정치의 근본 목표는 물질적 자유의 극대화”라며 “배고픈 사람이 빵을 사먹을 수 있는 자유, 궁핍으로부터의 자유”를 언급한 파장이 커 보인다. 여권에서는 미래 이슈를 보수 야권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결국 상하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며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그 이전과 이후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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