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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코로나 사태 생산시설 유지와 확충이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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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항공사 이용객들이 급감하며 전 세계 항공사들과 항공기 제작사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잉은 두 차례 사고로 운항과 제작이 중단된 737 맥스에 이어 787 드림라이너도 생산물량을 축소했고, 1997년 이래 23년 만에 1분기 적자를 기록한 채 미 정부에 600억달러 지원을 요청했다. 에어버스는 737 맥스의 생산중단으로 반사이익을 보았지만, 코로나19의 여파까지 피하진 못했다. 주력 기종인 A320, A350 등의 생산량을 40% 이상 축소하며 유럽 정부들과 국가보증대출 등 지원 방안을 협의 중이다.
한국 항공제조업체의 상황도 심각하다. 보잉과 에어버스의 생산물량 축소로 인해 경남 사천의 항공제조업체인 A사는 두 달간 휴업에 들어갔고, B사는 지난달 중순부터 인력 50%만 근무한다. C사는 이달부터 인력 30%가 순환 근무한다. 고용노동부가 지원하는 중소기업 유급휴가 훈련지원사업에 5월 말 2,300명이 넘게 신청했다. 국내 항공업체의 태반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는 올해 항공우주산업 국내 생산액이 작년 대비 7억달러 감소한 53억달러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팬데믹 선언 이전의 전망치였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운항사들의 주문취소까지 더해지고 있으니, 민항기 부품생산액이 전체의 30%에 달하는 국내 항공제조업의 타격은 물론, 시장 전망도 더욱 악화될 게 뻔하다. ‘틸그룹’은 항공업계의 침체가 회복되기까지 5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 사태로 세계화 속의 분업질서가 위협받으면서 자국 내 생산시설 확보는 각국의 전략적 무기가 되고 있다. 국경이 봉쇄되고 교역이 중단되면서 마스크 원재료, 자동차 부품 조달 문제로 공장 가동이 멈췄었다. 전 세계 공급사슬에 격변이 일어나는 지금, 한국이 코로나 방역의 표본이 돼 얻은 국제적 신인도 제고 효과를 리쇼어링 정책의 성공으로 이끈다면 다양한 제조토양을 지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생산기지가 될 수 있다.
첨단 기술이 접목된 미래 산업, 항공산업의 제조기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산시설과 숙련된 인력의 유지확보가 최우선이다. 대형 민항기 플랫폼이 없는 상태에서 민수의 수주 절벽 사태가 초래되면 일감이 끊기지만, 군수는 정부 지원으로 국내 물량을 창출할 수 있다. 따라서 계획 중인 항공전력화 사업의 국내 발주는 물론, 조기 양산착수가 시급한 상황이고, 가능한 한 국산 항공기를 우선 구매하는 것이 해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3주년 연설에서 “대한민국을 첨단산업의 세계 공장으로 만들어 세계의 산업지도를 바꾸겠다”는 큰 그림을 제시했다. L자형 경기침체 곡선을 나이키 형이나 V자형 회복곡선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생산시설의 유지와 확충은 필수다. 대통령만의 외로운 외침이 아니라 범정부적 합창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경환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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