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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방심도 금물인데… 마스크 ‘깜빡’한 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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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8일 수석ㆍ보좌관회의에 참석하면서 작은 실수를 범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과 연결된 출입문을 통해 영상회의실로 입장하면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자리에 착석한 후에도 이를 알아차리지 못한 듯 문 대통령은 자연스럽게 회의를 개회하고 모두발언까지 이어갔다.
반드시 마스크를 쓰고 회의장에 입장한 후 발언할 때에만 마스크를 벗던 평상시 문 대통령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뭔가 이상한’ 상황임을 뒤늦게 파악한 비서진이 황급히 비닐포장에 싸인 마스크를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마침 모두발언을 끝낸 문 대통령은 포장에서 직접 마스크를 꺼내 착용했다.
물론, 이날 회의에서 대통령이 잠깐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이 중대한 감염 사태를 초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청와대 본관과 여민관 등 경내 방역조치가 이중삼중으로 철저하게 이루어지고 대통령의 건강 또한 국가 안보 차원에서 지켜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에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만큼 상징적인 차원에서라도 방역수칙을 지키는 일관적인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더구나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마스크 착용을 포함한 방역수칙 준수를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해 왔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의 산발적 감염이 이어진 지난 3일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숨 돌리나 했더니 아니었다. (중략) 국민들께 다시 한번 간곡히 당부드린다. 거리두기와 마스크 등 방역수칙만 잘 지켜도 바이러스의 공격으로부터 자신과 가족과 공동체를 지켜 낼 수 있다”고 호소했다.
대통령의 바람과는 달리 소규모 집단 감염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데다 최근 무더위로 인해 마스크 착용에 불편을 호소하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언론 매체를 통해 국민들이 지켜보는 공식 회의석상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대통령의 실수는 무시할 수 있을 만큼 사소해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19뿐 아니라 외교, 안보 등 다양한 현안을 살피고 결정하는 대통령의 바쁜 업무 일정을 감안하면 비서진이 미리 마스크를 준비하지 않은 점도 아쉽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보고를 받던 중 회의 시간이 다 되어 마스크를 미처 챙기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최근 코로나19의 산발적 감염 사태의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작은 방심’을 꼽는다.
왕태석 선임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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