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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대역’ 관중 시대… 아이디어로 채운 관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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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각종 스포츠 경기가 관중 없이 치러지고 있다. ‘썰렁한’ 경기장 분위기 때문에 선수들의 경기력이 저하될 수 있는 만큼 구단마다 텅 빈 관중석을 채울 아이디어 찾기에 고심이다. 물리적으로 멀어지는 팬심을 끌어안을 묘안도 여기 숨어 있다.
지난달 26일 2020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 경기가 열린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관중석에는 라이언, 스폰지밥, 도라에몽 등 유명 캐릭터와 다양한 동물 인형들이 배치됐다. ‘직관’을 하지 못하는 야구팬을 위해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모집한 ‘인형 관중’들은 포수 뒤편 명당자리에 앉아 경기를 지켜봤다.
지난달 31일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린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는 홍길동과 장군, 요리사 등 대형 풍선 인형들이 ‘대역’ 관중으로 등장했다.
‘대역’ 관중 아이디어의 시초는 프로야구 개막식을 하루 앞둔 지난달 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 외야석에 등장한 야구모자 쓴 ‘무’ 캐릭터다. ‘무’ 관중으로 ‘무관중’ 사태를 익살스럽게 표현해 팬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한 때 같은 팀에서 함께 뛰었던 외국인 선수들이 관중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NC 다이노스는 지난 2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경남 창원 NC파크의 중앙 관중석에 과거 NC를 거쳐간 외국인 용병 선수들의 실물크기 사진을 세웠다. NC구단은 지난달 26일엔 화훼농가를 돕기 위해 관중석에 놓인 외국인 팬들 사진에 꽃다발을 걸어주는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무관중’ 사태에 대처할 아이디어가 절실하기는 프로축구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현대와 수원삼성 공식 개막전에 전북은 ‘#C_U_SOON♥, STAY STRONG’이라는 카드섹션을 마련해 팬들의 건강과 머지않을 만남을 기원했다.
부작용도 있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선 실제와 좀 더 가까운 관중석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성인용 리얼돌로 보이는 인형을 배치해 팬들과 여론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스포츠 경기의 관중 입장 또한 점차 미뤄지고 있다. 인형이나 사진, 플래카드 등 대역들의 경기 관람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홍인기 기자 hongi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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