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필요한 유기동물 발견하면? 119, 110아닌 구청에 신고해야

입력
2020.06.01 16:34

 21층 창틀에서 발견된 고양이 도움 못 받고 숨져 

 해외에선 전문성 갖춘 동물보호단체에 구조 맡겨 

아파트 21층 창틀에 갇힌 고양이는 결국 구조되지 못하고 숨진 채 발견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달 30일 서울 암사동 한 아파트 21층 창틀 바깥쪽에서 발견된 고양이가 구조되지 못하고 숨진 사건이 발생하면서 온라인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고양이를 발견한 한 시민이 고양이 구조를 위해 119와 110 등에 신고했으나 구조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고 그러던 사이 고양이는 창틀에서 떨어져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바닥 쪽에 그물만이라도 쳤으면 소중한 생명을 구했을 거 아닌가”, “이런 건 공공에서 나서서 구조해 주는 게 맞지 않나. 어떻게 생명이 사람 눈앞에서 죽어가는걸 보고 있으란 말인가” 등 공공기관에서 나서 구조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올라왔다. 반면 “동물 목숨이 아무리 귀한들 사람의 목숨을 걸고 구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119가 무슨 동물을 구조하는 기관이냐”등 119가 나설 일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그렇다면 구조가 필요한 동물을 발견했을 때 어디에 도움을 요청해야 할까. 소방청은 2018년부터 벌집제거, 동물포획, 잠금장치개방 등 비긴급 출동 비중이 높아 정작 긴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구조활동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보고 비긴급 상황인 경우 구조활동 요청을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소방청은 동물 포획이 인명구조와 관련 없는 경우 출동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유기ㆍ유실동물을 발견했을 때 가장 빨리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해당 지역 구청에 연락을 하는 것이다. 119구조대나 정부민원안내 콜센터110에 연락을 해도 결국 해당 지방자치단체 담당자에게 연락이 가기 때문에 처음부터 구청에 연락을 하면 구조에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서울시 동물보호과 동물복지시설관리팀 관계자는 “보통 구청 내 지역경제과 등에서 담당을 하는데 번호를 모를 경우 구청 대표 전화로 연락을 하면 된다”며 “신고 접수를 받으면 구청이 위탁을 맡긴 구조업체에서 구조 현장으로 나간다”고 설명했다.

짖는다고 지나가던 사람에게 해코지를 당한 개가 길에 방치되어 있다. 유기동물의엄마아빠 인스타그램

하지만 지자체나 위탁업체 내 담당 인력과 지원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때문에 동물 구조에 모두 대응하기 어렵고, 전문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반면 해외의 경우 지자체 별로 동물보호관리 부서를 두면서 민원에 응대하는 한편 동물 구조의 전문성을 갖춘 대형 동물보호단체에 구조 업무를 위탁하기도 한다.

동물복지문제 연구소 어웨어 이형주 대표는 “지자체에 동물보호 실무를 담당하는 인력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라며 “이후 민간단체와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등의 방안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도 “정부가 동물 긴급구조를 모두 담당할 수 없다면 전문가들로 구성된 동물단체와 협력해 나가야 한다”며 “민간단체는 동물구조 시 제약이 많은데 적극적으로 구조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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