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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주문도, 대형마트도 불안… “소비자에 믿음 주는 정보 공개가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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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로켓와우’ 멤버십을 해지했어요. 이래저래 찜찜해서…”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주부 안모(40)씨는 최근 쿠팡의 유료서비스인 ‘로켓와우’ 멤버십을 해지했습니다. 이 멤버십은 쿠팡에서 ‘로켓배송’ 상품 하나만 사도 무료배송 및 무료반품 해주고, ‘새벽배송(낮에 주문하면 이튿날 새벽 도착)’ ‘로켓프레시(신선식품 신속 배송)’ 등 많은 혜택이 주어지는 서비스입니다. 매월 2,900원을 내면 여러 배송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이죠.
그러나 안씨는 평소 유용하게 활용했던 이 서비스를 해지한 것은 물론이고 온라인 주문 자체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지난주 쿠팡의 부천 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의 모자와 신발, PC 등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보도를 보고 소름이 돋았기 때문이지요. 매일 방역한다는 업체들의 설명이 무색하게 물류센터 내부가 바이러스에 광범위하게 노출돼 있다는 사실에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쿠팡맨’ 접촉을 통해 감염될 수도 있다는 루머까지 도니 가슴이 더욱 철렁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일까요? 쿠팡, 마켓컬리의 부천과 송파지역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나온 뒤 신선식품을 새벽배송하는 경쟁사 SSG닷컴이 이득을 봤다고 합니다. SSG닷컴은 지난달 29일 기준 새벽배송 매출이 전일 대비 40% 증가하고, 주문건수도 15% 이상 상승했다고 하네요. 이마저도 불안하다는 소비자들은 많습니다. 쿠팡이나 마켓컬리에서 신선식품 등 새벽배송을 이용했던 소비자들은 SSG닷컴으로 갈아타려고 해도 ‘쏠림현상’ 때문에 망설여진답니다. 자칫하면 배송 지연이 발생할 수 있으니까요.
이 때문에 ‘직장맘’ 박모(44)씨는 이번 주말 먹거리를 사기 위해 인근 대형마트를 찾았습니다. 쿠팡과 마켓컬리에서 잇따른 확진자 발생 소식에 온라인 주문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입니다. 배송물품으로 감염될 가능성은 낮다고 들었지만, 자녀를 키우는 입장에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지요. 그런데 박씨 같은 마음을 가진 소비자들이 많았던 걸까요. 박씨는 이날 계산대에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을 보고 집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 다닥다닥 붙어 줄 선 모습을 보곤 ‘혹 떼러 갔다가 혹 붙이고 온 격’이 될 수도 있겠다 싶어서였죠. 박씨는 당분간 가격 손해를 보더라도 집 앞 편의점이나 동네가게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당분간은 소량으로 구매하기로 한 것이죠.
아이들의 먹거리를 준비하는 엄마들로서는 온라인 주문도, 대형마트 쇼핑도 찜찜하긴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이들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더군다나 이태원ㆍ물류센터발 코로나 사태가 재확산되면서 마스크 구매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덴탈마스크 등을 온라인에서 싸게 구입할 수 있는데 이래저래 감염 우려에 주문을 꺼리게 된다는 겁니다.
결국은 소비자에게 믿음을 주는 정보가 중요한 시점입니다. 이를 의식한 걸까요? 쿠팡과 마켓컬리는 휴일인 지난달 30일에도 물류센터와 관련해 확진 경로 및 검사 결과 등의 정보를 홈페이지나 문자로 고객에게 알렸습니다. 아무리 난감한 상황이라도 솔직하고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유통업계의 새로운 생존 전략으로 굳어질 듯합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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