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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숙 교수의 헬시에이징] 코로나 백신 개발 전쟁, 한국 만의 승부수 던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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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과학대 바이오공학과 교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는 언제쯤 나올까. 요즘 가장 ‘핫’한 이슈다. 주요 연구자들은 아직 초기 단계여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는 적어도 14~18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백신 개발을 위해 안전성ㆍ타당성ㆍ비용ㆍ잠재적 부작용 등을 알아보기 위한 연구ㆍ시험 단계 등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100여종의 코로나19 백신이 개발 중이다. 미국 모더나 세러튜틱스ㆍ이노비오 바이오회사처럼 RNA나 DNA를 이용한 유전자 재조합 백신,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를 해가 없는 다른 바이러스에 집어넣은 유전자 재조합 백신, 바이러스 자체를 이용한 백신, 바이러스 단백질 조각을 이용한 백신 등 크게 4가지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중국 4곳 등 모두 10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유망한 백신 후보로는 중국 칸시노 바이오로직스, 옥스퍼드대ㆍ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세러퓨틱스, 미국 노바백스 등이 꼽힌다.
선두 주자인 모더나 세러퓨틱스는 백신 후보(mRNA-1273)의 1상 임상시험에 성공해 다음달 2상 임상시험에 들어간다. 이 백신 후보는 새로운 ‘메신저RNA(mRNA)’를 이용해 감염된 단백질과 싸우기 위해 항체를 배치하라는 지시를 전달하는 메커니즘이다.
중국 칸시노 바이오로직스도 코로나19 백신 전쟁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다. 이 회사의 백신 후보(Ad5)는 안전성 시험을 마쳤고 108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를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랜싯(Lancet)’에 발표한 바 있다. Ad5를 투여한 사람의 4분의 3이 중화(中和)항체가 생성됐다고 논문에서 밝혔다. 중화항체는 바이러스에 결합해 무력화하는 항체다. 이것이 있으면 재감염을 막을 수 있지만 부작용이 많이 나타나는 것이 문제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아스트라제네카는 1만200여명을 대상으로 백신 후보의 2상 임상시험에 들어가기로 했다. 미국 노바백스는 최근 백신 후보(NVX-Cov2373)를 호주에서 임상시험에 들어간 데 이어 내년에 10억인 분의 도즈(dose)를 생산하는 공장 설립하기로 했다.
한편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도 각국 회사들이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를 수입하기로 했다. 렘데시비르는 사스ㆍ메르스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등 단일 가닥 RNA형 바이러스에 치료 효과가 밝혀지면서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한 바 있다.
하지만 세계 최고 의학 저널인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은 지난달 22일, 27일자에 각각 렘데시비르의 코로나19 치료 효과와 관련된 연구 결과를 게재했지만 상반된 것이어서 그 효과에 의구심을 낳고 있다.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코로나19 감염 환자의 평균 회복 기간이 11일로 위약(플라시보) 투여 환자보다 4일 정도 빨랐지만 임상시험 디자인이 중간에 바뀌는 등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초기 감염자에게 주로 효과가 나타났고, 산소 호흡 치료가 필요한 중환자는 오히려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면역 물질이 과다 분비돼 정상세포까지 공격해 다발성 장기부전 및 어린이 괴질을 일으키는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을 막는 치료제 개발의 중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해 전 세계 100여개 제약ㆍ바이오회사가 총력전을 펴고 있지만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어서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올가을에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재유행하거나 새로운 돌연변이 바이러스 출현이 예측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몇 년간 더 생존하면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ㆍ홍역ㆍ수두처럼 사라지지 않는 전염병이 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있다.
그러나 우리 제약ㆍ바이오 회사들은 아직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 전쟁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종식시킬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를 만들 수 있도록 대폭적인 규제 완화 등 공격적인 정책을 구사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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