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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가재에 놀란 강아지 귀엽다고? 도 넘은 사이버 동물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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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 만들었지만 동물은 괴로운 영상 속속 올라와
동물보호법ㆍ정보통신망법 적용 어려운 단속 사각지대
동영상 유통 플랫폼 ‘틱톡’에 살아 있는 게와 가재에 둘러 싸인 채 도망가려고 몸부림 치는 개의 영상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해당 영상에는 살아 있는 게 속에서 흰색 털의 강아지가 몸을 움직이지도 못한 채 몸부림 치거나 가재를 피해 두려워하며 벽에 몸을 바싹 기대는 장면이 포함되어 있다. 또 강아지를 마치 상품처럼 플라스틱 음료 컵에 담아 뚜껑을 열어보기도 하고 강아지를 풍선에 매달아 띄우는 영상도 올라와 있다.
중국인이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이 계정의 팔로어만 약 8만8,000여명. 한국에도 해당 영상이 알려지면서 커뮤니티에는 동물 학대로 신고하자는 의견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커뮤니티에 해당 글을 올린 한 누리꾼은 “틱톡에 부적절한 콘텐츠, 동물학대로 신고하자”며 “강아지를 뺏지는 못하지만 일단 채널이라도 없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이에 누리꾼들은 “ ‘좋아요’ 많이 받으려고 이런 짓 좀 하지 맙시다”(ea****), “너무 귀여운 강아지가 무서워하고 있는데 그걸 보고 웃고 있다니” (mi****)라며 해당 계정 운영자를 비판했다.
앞선 사례처럼 재미를 위해 동물을 괴롭히거나 학대하는 영상이 해외뿐 아니라 국내 온라인에서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제재하거나 처벌할 마땅한 법적 기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좋아요’나 ‘구독자’를 늘리려는 이유로 해당 영상을 올리는 경우도 있지만 동물 복지에 대한 정보나 지식이 없어 재미로 올리는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한 유튜버가 어린 고양이에게 립스틱을 바르고 자신의 속옷에 넣는 영상이 동물학대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동물권 단체 카라는 해당 유튜버에 대한 제보를 받고 유튜버를 찾아내 면담을 가졌다. 유튜버는 동물에 대한 이해와 지식 부족 등의 문제가 있었고, 카라는 해당 유튜버의 행위를 동물학대로 보고 경찰에 고발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를 법적으로는 처벌할 수 없었다.
김현지 카라 정책팀장은 “해당 유튜버는 고양이에게 애착을 보이며 계속 데리고 있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아 구조는 할 수 없었다”며 “해당 행위는 동물보호법상 동물학대나 정보통신망법 상 음란물 유포 행위에 적용되지 않아 법적 처벌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다만 면담 당시 활동가에게 우유팩을 터트리는 등 공격적 행위를 한 것에 대한 모욕죄에 대해 처벌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사람의 재미를 위해 동물을 학대하는 영상의 확산은 자칫 동물을 물건이나 장난감으로 여기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그럼에도 이에 대한 처벌이 쉽지 않은데 이는 사이버 동물 학대에 대한 조사 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데다 관련 법이 미약하기 때문이다.
카라에 따르면 동물 학대 영상에 대한 제보가 늘어나는 것을 계기로 사이버 동물학대의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사이버 상 동물학대 신고 건수 및 기소 현황에 대해 문의했다. 하지만 일반적 동물학대에 대해서만 파악하고 있을 뿐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학대에 대해서는 별도로 집계하지 않고 있어 세세한 현황 파악이 아쉽다는 게 동물단체의 지적이다.
이에 더해 동물보호법이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정보통신망법)에도 마땅히 이를 제재할 수 있는 근거로 삼을 만한 내용이 없는 것도 문제다. 동물보호법 상 상해를 입히거나 질병을 유발하지 않으면 처벌하기 어렵고, 정보통신망법에도 음란물 유포 행위에도 해당되는 항목은 없다.
한재언 동물자유연대 법률지원센터 변호사는 “누가 봐도 분노를 하게 되는 영상이지만 현행법 상으로는 관련 영상을 올린 게시자들을 처벌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 “늘어나는 사이버 동물 학대를 규제하고 처벌하기 위해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김예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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