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피어 이틀 뒤 지는’ 시체꽃, 3년만에 개화

입력
2020.05.05 11:01
수정
2020.05.0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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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서부자바주 보고르 식물원에서 3.5m 높이 꽃대를 세우고 피어난 시체꽃. 자카르타포스트 캡처
인도네시아 서부자바주 보고르 식물원에서 3.5m 높이 꽃대를 세우고 피어난 시체꽃. 자카르타포스트 캡처

인도네시아 한 식물원에서 희귀식물인 시체꽃이 3.5m 높이로 피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꽃으로도 불리는 시체꽃은 꽃이 진 뒤 보통 7~10년 지나야 다시 개화하는데 이 꽃은 3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피었다.

5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3일 서부자바주(州) 보고르 식물원에서 시체꽃이라 불리는 ‘아모르포팔루스 티타눔(타이탄 아룸)’이 개화했다. 이 타이탄 아룸은 2000년 수마트라섬에서 옮겨온 뒤 2003년 첫 꽃을 피웠고, 2017년 마지막으로 개화했다. 3m가 넘는 거대한 꽃대를 세운 뒤 피어나는 시체꽃은 평균 7~10년에 한번 개화하고 꽃이 피어있는 기간도 고작 이틀에 불과해 야생에서 꽃을 보는 건 쉽지 않다.

타이탄 아룸은 동물의 사체가 썩는 냄새를 풍겨 시체꽃이라는 별칭으로 자주 불린다. 향기 대신 풍기는 악취는 짝짓기를 도와줄 매개자인 파리를 꾀기 위한 수단이다. 냄새 분자는 800m까지 퍼진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이 원산지로 1878년 이탈리아 식물학자가 발견해 서구에 소개했고, 1889년 영국에서 첫 개화를 기록했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 70개 식물원에 타이탄 아룸이 있다. 야생에선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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