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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동맹 관계 무시하는 트럼프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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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한국이 방위비를 더 많이 부담하기로 했다는 취지로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한국)은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며 “그들은 내가 취임했을 때 보다 더 많은 돈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합의를 할 수 있다” “그들은 합의를 원한다”는 말도 썼다. 한국 정부가 상당한 추가 부담을 약속했다는 것인지, 그런 방향으로 협상 타결을 기대한다는 것인지 불분명하지만 우리 정부의 추가 부담을 원하는 것은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은 한두 번이 아니다. 대상도 국내외 사안을 가리지 않는다. 코로나19 확산 와중에는 검증 되지 않은 말라리아 치료제를 “신의 선물”이라고 극찬해 논란이 일었다. 최근에는 바이러스가 고온다습한 환경에 약하고 살균제에 노출되면 빨리 죽는다는 연구 결과를 확대 해석해 환자에게 햇볕을 쬐게 하고 살균제의 인체 주입을 검토해 보라고 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취임 이후 한미 관계에서도 이런 문제적 발언과 행동은 계속돼 왔다. 우리 정부의 대북 독자 제재 해제에 “미국의 승인”이 필요하다거나 한미 자유무역협정 타결 문제를 북미 대화와 연계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의 예측불허 행태는 방위비 협상에서 극에 달했다. 양국 실무진은 우리 정부의 13% 인상안에 합의한 상태였다. 지난 30년 간의 협상을 돌이키면 1년만에 이 정도 인상은 전례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주한미군 철수까지 거론하며 한국의 분담금 증액을 요구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이를 뒤집었고 “내가 거절했다”고 공표까지 했다.
오랜 방위비 분담 관행에 기초한 한미 당국의 진지한 협상 결과를 손바닥 뒤집듯 하는 트럼트 대통령의 행태는 한미 동맹의 오랜 신뢰 관계를 훼손하는 처사다. 방위비 협상 지체로 주한미군 소속 한국인 노동자 4,000여명의 생계가 위협 받는 상황을 감안하면 합리적 수준의 타결이 시급하다. 방위비 협상은 돈 거래 이상의 외교ᆞ인권 문제라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은 알아야 한다. 밑도 끝도 없는 돌출 발언은 중차대한 동맹 간 문제 해결에 일말의 도움도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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