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경수가 지시”…김경수 “드루킹이 만든 프레임”

특검 “김경수가 드루킹에 지시” vs 김경수 측 “드루킹이 만든 프레임”

입력
2020.04.27 19:30
12면
구독
'댓글 조작 공모'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7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던 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드루킹 일당과 함께 포털 사이트 댓글을 조작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김경수 경남지사 측이 항소심 법정에서 프레젠테이션(PT)까지 동원한 변론을 펼치며 특별검사팀과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였다. 양측은 항소심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공모 관계 입증을 두고 맞붙었다.

양측은 27일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함상훈) 심리로 열린 김 지사 공판에서 재판부 변경으로 인한 재판절차 갱신 및 향후 진행 등에 관한 의견을 PT 형식으로 발표했다. 이 사건 재판부는 올해 초 법원 정기인사로 주심인 김민기 판사를 제외한 2명이 교체됐다.

특검 측은 바뀐 재판부의 이해를 돕기 위해 드루킹 김동원씨와 김 지사의 첫 만남이 있었던 2016년 9월 28일로 거슬러 올라가, 사건 개요를 상세하게 읊는 것으로 PT를 시작했다. 두 시간여간 진행된 PT에서 특검은 줄곧 김 지사와 드루킹의 관계가 매우 밀접했으며, 드루킹 일당의 댓글 작업 또한 김 지사가 지시한 것임을 강조했다. 또 그간 “선플(선한 인터넷 댓글) 운동인줄 알았다”거나 “정치적 지지세력 중 하나로만 생각했다”던 피고인 측 주장을 무력화하기 위해 각종 통화내역과 사건관계자들의 진술을 증거로 내세우기도 했다.

김 지사 측 또한 물러서지 않았다. 드루킹을 ‘스토리텔러’ ‘하나를 가지고 열, 백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 칭하며 그의 진술 신빙성을 탄핵하는 데 집중했다.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 사무실을 방문한 것은 사실이지만, 드루킹은 이 같은 일부의 사실에 왜곡된 의미를 부여하고 허위사실을 추가해 형사범죄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김 지사 측은 이를 두고 “전지적 작가시점에서 만들어낸 영화 시놉시스같다”고 비꼬며 “특검이 주장하는 실체적 진실은 드루킹이 만든 프레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 측은 이날 PT에서 댓글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하지 않았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PT가 진행되는 내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꼿꼿한 자세를 유지했다.

앞서 이전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줄곧 쟁점이 됐던 김 지사의 킹크랩 시연회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참석한 게 맞다”는 중간 결론을 냈다. 다만 재판부는 김 지사가 시연회 참석을 넘어 프로그램 개발을 승인했는지 등 공모관계를 가리기 위해 추가적인 심리가 필요하다며 지난해 12월 24일로 예정됐던 선고기일을 미루고 변론을 재개했다.

김 지사는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2월부터 2018년 3월까지 포털사이트 기사 8만여건에 달린 댓글 순위를 조작하고, 그 대가로 김씨 측에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혐의를 받는다. 1심에서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로 징역 2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법정구속 됐지만, 지난해 4월 항소심 재판 도중 보석으로 석방됐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