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로, 차도 줄이고 보행로 확장… ‘서울 대표 보행거리’로

입력
2020.04.2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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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광장에서부터 시청 앞을 지나 서울역 교차로까지 이어지는 세종대로의 차도를 줄여 보행자 공간으로 만든다. 왕복 10차선인 세종대로 사거리부터 대한문 앞까지 세종대로 구간이 왕복 7~9차선으로 줄어드는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부터 시청 앞을 지나 서울역 교차로까지 이어지는 세종대로의 차도를 줄여 보행자 공간으로 만든다. 왕복 10차선인 세종대로 사거리부터 대한문 앞까지 세종대로 구간이 왕복 7~9차선으로 줄어드는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서울의 심장부 광화문광장부터 서울역까지 잇는 세종대로 1.5㎞ 구간이 서울을 대표하는 보행거리로 거듭난다. 차도 한가운데 고립된 숭례문 주변으로 보도가 들어서면서 광화문부터 남산, 서울로7017까지 곧장 하나의 길로 연결된다. 북창동과 남대문시장, 서울역으로 이어지는 상권에도 활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세종대로 사거리~시청 앞~숭례문~서울역 교차로 1.5㎞ 구간의 기존 9~12차로를 7~9차로로 줄이고, 이 공간을 보행자 중심으로 만드는 ‘도로공간재편사업’을 벌인다고 26일 밝혔다. 다음달 공사에 들어가 연내 준공이 목표다.

기존 차도를 줄이고, 그 자리에 광장ㆍ공원을 만들어 사람이 걷기 좋은 길로 만드는 게 뼈대다. 평소 차량 통행량을 고려해 교통 흐름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차로 수를 줄이기로 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이 구간 차로 수와 폭을 줄이면 생기는 서울광장(6,449㎡)의 2배가 넘는 1만3,950㎡ 공간을 보행자 중심으로 재조성한다. 자전거 전용도로도 만든다.

우선 시는 나무그늘이 부족한 도심 콘크리트길을 19종의 나무와 관목, 꽃이 어우러지는 녹지(3,328㎡)로 조성해 걷고 싶은 길로 만든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앞에는 단풍나무 숲, 덕수궁 대한문 앞에는 소나무 숲, 남대문 앞엔 느티나무 숲이 들어선다. 북창동 앞 보도는 기존 은행나무 가로수 옆으로 이팝나무를 새로 심어 가로수 터널을 만들 예정이다.

교통섬처럼 차로 한가운데 고립된 숭례문 주변으로 보행길이 생긴다. 서울시 제공
교통섬처럼 차로 한가운데 고립된 숭례문 주변으로 보행길이 생긴다. 서울시 제공

‘교통섬’처럼 자리한 숭례문 둘레로 500㎡ 규모의 보행길이 생기는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국보 1호 숭례문은 서울을 찾는 관광객이라면 한번씩 찾는 대표적인 문화유적지이지만 접근이 어려웠다. 시는 남대문시장과 연결되는 횡단보도를 만들어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 이렇게 되면 광화문에서 숭례문, 남산, 서울로7017까지 단절 없이 연결된 보행길이 완성되면서 새로운 관광ㆍ보행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뿐 아니다. 시는 이 일대 공간이 차량에서 사람 중심으로 바뀌게 되면 인근 침체된 상권에도 시너지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창동~남대문시장~서울역을 잇는 이른바 ‘삼각 상권벨트’를 통해서다. 특히 그동안 북창동 먹거리 골목은 유동인구는 많았지만 보도 폭이 좁아 통행자의 불편이 컸던 곳이다.

대한문 앞 역사문화광장이 현재의 2배 이상 탁 트인 공간으로 바뀐다. 서울시 제공
대한문 앞 역사문화광장이 현재의 2배 이상 탁 트인 공간으로 바뀐다. 서울시 제공

대한문 앞도 탁 트인 공간으로 바뀐다. 지금보다 보도가 최소 6m 이상 넓어지면서 수문장 교대식 행사가 열리는 대한문 앞 역사문화광장(580㎡) 규모가 2배 이상 확대된다. 시는 덕수궁, 배재학당, 정동교회 등 근대문화유산이 자리한 인근 정동길과 연계해 서울의 근현대 역사를 재조명하는 보행코스도 개발할 예정이다. 하반기부터 덕수궁 돌담길이 365일 ‘차 없는 거리’로 바뀌면 보다 많은 시민이 찾는 ‘걷고 싶은 거리, 서울’의 대표 명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세종대로와 함께 녹색교통지역 내 도로공간재편사업의 핵심인 을지로, 충무로, 창경궁로에서도 사업 설계를 마무리하고, 하반기 착공할 예정이다. 소공로와 장충단로도 공간 재편 설계에 들어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세종대로를 대표 보행거리로 조성해 자동차 중심이던 서울 도심을 보행자 중심으로 혁신해 관광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경제를 살리겠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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