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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님, 조용히 가주세요” 택시 ‘새 기능’ 이용해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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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What] T맵 택시 ‘조용히 가기’ 기능 선보여
기사들 “이게 뭐냐” 낯설어하면서도 주행 내내 ‘침묵’
무심코 오른 택시에서 기사님과의 ‘대화’로 곤란했던 경험 다들 있으시죠. 정치나 종교같이 가족 사이에서도 피하는 예민한 화제가 소재로 등장해 부담스럽거나 한 마디도 하기 싫을 정도로 지친 날도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택시기사에게 “조용히 해주세요”라고 직접적으로 말하긴 쉽지 않죠.
SK텔레콤의 택시 호출 어플리케이션(앱) T맵 택시는 이 같은 승객들의 고충을 반영해 최근 ‘조용히 가고 싶어요’라는 요청 기능을 선보였습니다. 호출 시 뜨는 ‘기사님 부탁 드려요’라는 팝업창에서 손쉽게 요청이 가능한데요. 그렇다면 정말 이 기능을 사용하면 목적지까지 대화 없이 조용히 갈 수 있는 걸까요.
22일 서울 상암에서 홍대입구로 가기 위해 택시를 호출하면서 ‘조용히 가고 싶어요’ 요청을 접수해 봤습니다. 출발지에 도착한 기사님은 해당 기능에 대해서 아직까지 잘 모르는 듯 “이게 뭐지”라고 의아해하면서도 목적지를 확인한 이후로는 어떤 질문도 건네지 않았습니다. 다음날인 23일에도 같은 요청을 접수하고 택시에 탑승했습니다. 이번 기사님은 “조용히 가고 싶으시다고요”고 물으면서 틀어놨던 라디오까지 끄셨어요. 목적지까지 가는 내내 택시 안에는 침묵만 감돌았죠.
SK텔레콤은 지난해 1,406명을 대상으로 택시 이용에 관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이 같은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당시 조사 결과 응답자 38%는 택시를 이용하면서 가장 불편했던 경험으로 ‘기사와의 불필요한 대화’를 꼽았다네요. 물론 아직까지 도입 초기인 만큼 택시에 탔다가 “이 요청이 도대체 뭐냐”는 기사님들의 질문을 시작으로 ‘수다 한마당’이 열렸다는 후기도 있었지만, 승객들 대다수는 해당 기능에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한 누리꾼은 “웃돈을 내고서라도 선택하고 싶었던 기능”이라고 했어요.
T맵 택시에는 이뿐 아니라 ‘천천히 가더라도 과속ㆍ급정거 없이’라는 요청 기능과 승차 경험에 대한 감사와 아쉬운 점을 더 상세하게 전달할 수 있는 평가 기능도 새롭게 추가했습니다. 난폭하게 운전하거나 막말을 하는 기사를 만나면 ‘다시 만나지 않기’라는 옵션도 선택할 수 있다고 하네요.
택시의 이 같은 ‘변신’은 시대에 따라 달라진 승객들의 요구를 반영하려는 움직임일 겁니다. 실제로 지난해 ‘타다’ 등 비(非)택시 서비스 열풍의 배경엔 말 걸지 않고, 깨끗한 이동 서비스를 제공, 기존 택시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는 점이 있었단 평가도 있었죠. 늘 우리의 곁에서 발 빠른 이동수단이 되어준 택시가 앞으로도 사랑 받길 기대해 봅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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