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눈]“더 높은 곳에서 만납시다” 황선우 작가, 출처 논란 갑론을박

입력
2020.04.24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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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밝혔어야 vs 일반적으로 쓰는 표현이니 상관없다 

황선우 작가 트위터 캡처
황선우 작가 트위터 캡처

베스트 셀러 에세이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의 공동 저자인 황선우 작가가 “일 욕심 많은 여성들이여, 이제 더 높은 곳에서 만납시다”라는 글을 올린 것을 두고 온라인에서 출처 논란이 일고 있다. ‘더 높은 곳에서 만납시다’라는 표현을 놓고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표절을 했다는 비판과 일반적인 관용 어구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황 작가는 20일 월 정액 독서 플랫폼 ‘리디셀렉트’에 ‘일 욕심 많은 여성들이여, 이제 더 높은 곳에서 만납시다’라는 글을 올렸다. 직장 안에서 팀장, 임원으로 올라갈수록 여성의 비율이 줄어드는 점을 지적하며 여성들에게 ‘높이 올라가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되는 게 먼저라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제목에서 “더 높은 곳에서 만납시다”라는 표현을 두고 온라인에서 “남의 것을 홀라당 삼키면 체한다”(@cy****), “익명의 여성들이 만든 언어를 홀랑 가져가서 돈벌이에 이용하면 좋냐”(@hn****)는 등의 비판이 나왔다. 이에 대해 황 작가는 “일반적 관용 어구라 생각해서 다른 언급 없이 사용했다”며 “정확한 출처를 가르쳐주면 사과할 분께 사과하고, 잘못된 부분은 수정하겠다”고 트윗을 올렸다.

해당 문구가 논란이 된 것은 남성 혐오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에서 2018년부터 해당 문구를 먼저 쓰기 시작했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16강 탈락 당시 이승우 선수가 “더 높은 곳에서 만나자”라는 표현을 썼고, 2019년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준우승 당시 황태현 선수도 “각자 소속팀에서 더 잘해서 더 높은 곳에서 만나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밝히는 등 스포츠 계에서는 많이 사용되어 왔다.

김진아 작가는 황 작가의 트윗에 “워마드에서 2018년부터 쓰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 전에도 스포츠계에서 쓰였지만 여성 커리어와 관련해서 쓰인 적은 한국에서 드물었다”며 “다만 글의 독자는 20, 30대 여성들일 텐데 그들이 의미를 되살리고, SNS상에 널리 쓰이게 된 표현을 사용하게 된 것에 대해 언급해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적었다.

이와 관련 트위터에서는 해당 표현의 출처 찾기를 비롯해 일반적인 관용어구라 문제없다는 의견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정상에서 만납시다라는 지그 지글러의 책은 20년도 넘었다. 관용구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 페미니즘 가치를 지니게 되었고 그 의미를 쓴 게 무엇인지 모르겠다.”(Gs****), “검색 사이트 검색결과만 봐도 2009년 이전부터 쓰던 말이다. 여성들을 응원하는 말을 여성작가가 쓴 게 뭐가 도둑질이냐.”(__Y***)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반면 “워마드나 급진적 페미니즘을 언급하지 않고 혼자 생각한 듯 적어놓았다. 누가 먼저 돌 맞으면서 얘기하고 행동했는지는 모르게 된다.”(wi****), “인용출처뿐 아니라 리디북스 계정에서 지적하는 트윗을 안 보인게 숨겼기 때문에 더 논란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Ws****) 등 출처를 밝혔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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