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4ㆍ15 총선 현장] 안동예천, ‘문빠’ 공천과 ‘철새’ 논쟁 열기 뜨거워

입력
2020.04.03 18:01
수정
2020.04.04 09:42

“김형동은 통합당 가치와 정체성 배치되는 ‘문빠’” & “반문으로 전향해 통합당 외연확장 도움”

권영세 안동시장 민주당 입당, “지역발전 여권 활용 ‘좋은 철새’ 긍정 평도 나와

미래통합당 김명호 예비후보는 통합당 김형동 후보가 '문빠'라며 김광림 국회의원 안동 사무실 앞에서 시위를 했다. 본인 제공
미래통합당 김명호 예비후보는 통합당 김형동 후보가 '문빠'라며 김광림 국회의원 안동 사무실 앞에서 시위를 했다. 본인 제공

4.15 총선거를 앞두고 안동예천에서는 후보들뿐만 아니라 시민들 사이에서도 ‘문빠’와 ‘철새’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안동 예천 선거구가 후보들 간에 이념이나 노선을 놓고 보기 드문 정체성 논쟁을 벌이고 있다. 현실성이 없는 과장된 지역개발 공약이나 개인 사생활 들추기로 흠집을 내려는 일부 선거구보다는 건전하다는 지적이다.

정체성 논쟁은 안동시 선거구에 지역적 기반이 약한 김형동 후보가 한국노총 소속 변호사로 미래통합당 단수 공천을 받은 직후부터 시작됐다. 지금도 지지자들 간에 물밑에서 계속되는 논점이다.

무소속 권택기 후보와 권오을 후보는 “김 후보는 통합당 정서에 반하는 속칭 ‘문빠’”라며 연대해 공세를 폈다. 통합당 공천을 신청한 바 있는 김명호 전 경북도의원은 지난달 11일 “김형동은 입만 열면 전태일을 외쳤고, 광화문 촛불시위에 참석 박근혜 탄핵을 외쳤고, 문재인 선대위에 참여했다”고 공격했다. 그는 당에 낸 항의서한에서 “김 후보는 통합당의 가치와 정체성에 배치되는 인물”이라고 했다. 권택기 후보도 김 후보의 정치이념은 전형적인 좌파로 민주당에 합당한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통합당 김형동 후보는 “문재인 민주당 정권의 극좌 편향 정책과 법치주의를 외면하는 조국 사태 등 일련의 반도덕적 반민주적인 ‘국가사회주의’로 가는 문재인정권을 심판하겠다”는 입장이다. 김형동 후보 지지자들은 “김명호 전 예비후보야 말로 좌파정당인 열린우리당 시장 후보였다.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고 반격했다.

지역 사회에서는 김형동 후보는 ‘친문’에서 ‘반문’으로 전향했다고 보면서 통합당의 중도 외연 확장에 김 후보가 오히려 역할을 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민주당 이삼걸 후보도 지역방송 토론회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후보였던 점이 공격대상이다. 권오을 후보는 “이명박 정부 차관을 한 이삼걸 후보는 정체성이 우파 정당에 있어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 후보는 “철새는 추운 데서 따뜻한 곳으로 오는 법인데 나는 어려운 민주당으로 온 것”이라고 반박했다. “서울 광진구에서 정치를 한 권택기 후보가 고향 안동으로 오는 게 철새”라고 역공했다.

그는 "당을 떠나서 사람을 뽑아서 정말로 지역발전을 이룰 후보를 뽑아줬으면 좋겠다"며 집권여당 후보임과 경력을 강조했다.

무소속으로 당선된 권영세 안동시장이 민주당 입당을 밝힌 것은 노선 논쟁의 화룡점정이다. 권 시장은 지난달 30일 오전 안동시청에서 기자들에게 "민주당 측과 지역 현안 문제에 대한 확답을 받은 후 입당하겠다"고 했다.

김형동(미래통합당) 권오을(무소속) 권택기(무소속) 후보는 전형적인 철새라며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안동시의회 통합당 지방의원 10명도 지난 1일 의회에서 권 시장의 민주당 입당 선언을 규탄했다.

권 시장에 대해 지역사회에서는 자신이 한때 속했던 자유한국당은 없어졌고, 지역 발전을 위해 여당의 힘을 활용하고자 하는 점에 비유해 ‘철새라면 좋은 철새’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내리고 있다.

안동=권정식 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ㆍ김정모 기자 gjm@hankookilbo.com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