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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눈]여성의당 ‘1억원만’ 광고 사과문도 “낙제 수준” 비판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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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들에 “한국 여성 미래에 1억원만 돌려달라” 문구 논란
일부는 “여성의당이 뭘 그리 잘못했나”라며 옹호 입장 밝혀
‘여성을 위한 정당’을 표방하는 급진적 페미니즘 성향의 여성의당이 주요 재계 기업인들에게 ‘1억원만 달라’고 벌인 기부 캠페인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공동대표 사과를 담은 성명을 냈지만 12일 온라인상에서는 사과문 자체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지난 8일 창당대회를 개최한 여성의당은 10일 총선준비 자금 마련을 위해 당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기부를 촉진하기 위한 광고를 올렸다. 이 광고는 “이부진 사장님! 신라호텔 애플망빙(애플망고빙수)을 더 사먹을 수 있도록 딱 1억만 돌려주세요” 등 재계 총수와 건물주 등에게 후원을 요청하는 내용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 외에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이미경 CJ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 마포ㆍ여의도 건물주 등이 거론됐다. 이에 온라인상에서는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여성을 대표하고 여성의제를 다룬다는 당 정체성과도 맞지 않는 광고로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비판이 쏟아졌다.
여성의당 측은 이 광고물이 문제가 되자 게시물을 먼저 삭제한 후 윤서연ㆍ이지원ㆍ원소유ㆍ김진아ㆍ장지유ㆍ김은주ㆍ이성숙 공동대표 성명문을 통해 “주의 환기를 위한 자극적인 광고 표현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 고개 숙여 사과 드린다”며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광고에 기재된 문구 의도와 관련해서는 “임금성별격차에도 불구하고 전체 소비의 85%를 차지하는 여성은 식음료 및 외식업계, 공연계, 출판계, 호텔 등의 주 고객”이라며 “이렇게 여성으로부터 수혜와 수익을 얻고 있는 여러 기업의 오너들에게 여성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여성의당에 투자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 결과로 시선을 잡기 위해 호명한 해당 기업인이 아닌 이 맥락을 읽는 누구라도 도움을 주기를 기대했다”며 “신중하지 못한 광고적 표현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 인정하며 다시 한번 사과 드리고 앞으로 공당으로서의 품위를 지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여성의당 측은 “당원 80%가 10대ㆍ20대로, 공식 후원회를 만들어 당비를 받는다 해도 당사 마련 및 공보물 제작 비용 충당도 어려웠다”는 취지로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사과문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비판적인 반응이 다수다. 한 누리꾼은 “사과한다는 말 뿐이고 구체적으로 무엇이 잘못됐고 향후 재발방지를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는 전혀 밝히지 않는데 사과문으로서 낙제다”라며 “사과문 내용 대부분은 얼마나 힘들고 돈이 필요한 단체인지, 홍보글 의도는 좋았는데 소위 자극적 표현 때문에 오해 받아 얼마나 억울한지를 어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so****)고 분석했다.
이어 “좋지 않은 사과문의 예시로 써도 될 정도”라며 “비판자들이 제기한 논점인 여성을 소비자ㆍ투자의 대상으로서만 호명한 점, 여성의 소비에 대한 기존의 여성혐오적 시각 유지,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 등등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설명이 없어 제대로 되니 사과도 해명도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고 문제제기 했다.
또 다른 누리꾼 역시 “그 동안 사과문이 어때야 하는지 그렇게 이야기했는데 막상 여성의당 사과문은 왜 소위 ‘한남(한국 남자를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단어)’ 권력의 그것과 이다지도 똑같은지 의문이다. 왜 아무도 사과문의 요건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지 않는가”라며 “숱한 사과문에 대한 비판은 그냥 공격을 위한 수사였나”(ps****)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과를 안 하면 안 했지 저것이 사과문이 아니라는 것은 그동안 무수히 ‘사과문’을 비판해 온 사람들에게 너무나 명확하지 않나”라며 “문제의 규정과 잘못의 시인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앞으로의 대책도 찾아볼 수 없고 변명과 해명만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형식적ㆍ내용적 측면에서 잘못된 사과”라고 규정했다.
이외에도 “사과는 깔끔하게 하면 되는데 첫 문장부터 옹색하다. 아무리 좋은 의제를 가져도 이런 태도는 곤란하다”(yo****), “마음이 급한 것은 알겠는데 일에도 순서가 있고 몇 년은 걸릴 일을 몇 달 만에 하려고 들면 당연히 미끄러진다. 지금은 후원을 계속 받고 지지층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다”(yy****) 등의 반응이 나타났다.
한편 일부 누리꾼들은 “여태까지 얼마나 많은 수의 가벼운 사과문들이 있어왔고 용인돼왔나”(R****), “여성의당이 기성정당만큼 잘 못 했나, 홍보물을 잘 못 올린 것이 이렇게 욕을 먹을 일이냐”(M****), “약간의 시행착오로 이때다 싶어 ‘여혐의당’이라는 등 공격하는 것은 정말 아니다, 심지어 다른 남성 정치인들과는 달리 사과문도 빠르게 나왔다”(d****), “여성안전과 살해당하는 여자들 살리는 법안개정을 바라보고 심호흡하고 다시 함께 달려보자”(no****) 등의 옹호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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